호텔리어 강태영의 서비스 경영

Knowledge Box/Hotel managment

[스크랩] 어떤 컨시어지 이야기

Edward Kang 2009. 7. 5. 14:18
아래의 이야기는 한 호텔에서 실제로 일어난 일이다.

A호텔 로비에는 다른 특급호텔처럼 로비에 컨시어지(Concierge) 데스크가 있다. 컨시어지는 손님의 모든 요구, 부탁, 문의에 답하고 안내하는 사람으로 고급호텔에서는 매우 중요하다. 한 손님이 컨시어지에게 이 근처에 장미향 로션을 파는 곳이 어디에 있냐고 물어보았다. 그 컨시어지가 “얼굴에 바르는 로션 말씀입니까?”라고 묻자 손님은 “몸에 바르는 종류”라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컨시어지는 “그러면 근처 XX백화점에 목욕용품 코너가 있으니 거기 가서 물어보시면 어떨까요?” 라며, 만약 거기에 장미향 로션이 없으면 화장품 코너를 가보라고 알려주였다. 손님이 백화점 위치를 물어보자, 그는 “XX백화점 가는 길은…” 호텔 근처의 지형지물의 이름을 대어가며 설명해 주었다. 손님이 잘모르겠다는 얼굴을 하자, 컨시어지는 “나가서 알려드리겠습니다”고 하며 손님을 데리고 현관문을 나섰다. 그리고 보이는 지형지물들을 손으로 가리키며 XX백화점의 위치를 설명해 주었다. 손님이 고맙다고 하자 컨시어지는 “즐거운 쇼핑 되십시오”라고 싹싹하게 인사하였다. 손님은 컨시어지가 일러준 길을 따라 XX백화점에 도착하였지만 장미향 로션은 없었고 목욕용품점 직원은 화장품 코너에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대답하였다. 7층에 있는 목욕용품 코너에 도착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을 소비한 그 손님은 피곤함을 느꼈다.

여러분이 이 손님이라면 컨시어지를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컨시어지는 분명히 예의바르고 고객응대도 좋았지만, 중요한 것은 손님은 결국 로션을 살 수 없었다는 점이다. 만약 로션을 구했더라면 이 손님은 얼마나 그 컨시어지에게 감사했을까를 생각해 보면 안타까운 일이다. 이 컨시어지의 실수는 두가지인데 첫번째,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지 않고 자기 편리대로 말했다는 점이다. 백화점이 얼마나 크고 복잡한가. 초행길의 손님은 찾기 어려울 수 있는데 그는 안내하기 편하고 쉬운 답을 추천해 주었다. 두번째, 고객의 시간을 소중히 여기지 않았다. 만약에 고객이 백화점까지 갔는데 로션이 없으면 고객은 소중한 시간을 그냥 낭비한 셈인이다. 로션이 거기 있는지라도 확실히 알아보고 손님을 보냈어야 했다. 이 직원은 기본적인 친절함은 있으니 시내 백화점의 전화번호를 확보해 두고, 전화번호부를 항상 가까이 두고, 인터넷 검색 방법을 배운다면 앞으로 더 나은 서비스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의 근본원인은 결코 이 컨시어지 개인의 능력부족이 아니다. 왜 이 호텔은 컨시어지를 위해 전산시스템을 구축하지 않았을까? 컨시어지의 상급자는 왜 전산시스템이나 인터넷을 이용하여 안내하는 방법을 교육하지 않았을까? 서비스업 자체가 고객과 직원의 면대면 상황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보니 현장에서 문제가 생기면 직원의 실수 또는 업무처리 미숙을 쉽게 탓하는 관리자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이들은 문제의 원인이 시스템이나 관리자에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다 보니 직원들에게도 더 열심히, 더 철저히 하라는 말로만 지도를 끝낸다. 위의 예에서 만일 인터넷이 되는 컴퓨터, 전화번호를 쉽게 조회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었다면 그 컨시어지는 처음부터 더 나은 서비스를 할 수 있었을 것이고 그 손님으로부터 유능하다는 칭찬과 격려를 받았을 것이다. 잘 구축된 시스템과 경험있는 관리자의 지도가 평범한 직원도 유능하게, 보통의 서비스도 더 나은 서비스로 바꾸는 마법을 발휘할 수 있음을 A호텔의 컨시어지의 예에서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된다.









출처 : 서비스인의 쉼터, STAR Club
글쓴이 : 강 태 영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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