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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중받는 인격

Edward Kang 2021. 6. 30. 09:08

존중받는 인격(人格) *


"고려"의 명장 '강감찬 장군'과 관련된 일화 가운데 한 가지를 소개해 보겠습니다. "귀주"에서 "거란군"을 대파하고 돌아오자, '현종왕'이 친히 마중을 나가 얼싸안고 환영했습니다. 또한 왕궁으로 초청해 중신들과 더불어 '잔치상'을 성대하게 베풀었습니다.  
 
한창 "주흥"이 무르익을 무렵, '강감찬 장군'은 무엇인가를 골똘히 생각하다가 소변을 보고 오겠다며, '현종왕'의 허락을 얻어 자리를 떴습니다. 나가면서  '장군'은 살며시 '내시'를 보고 눈짓을 했습니다. 그러자 시중을 들던 '내시'가 그의 뒤를 따라나섰습니다.  
 
'강 장군'은 '내시'를 자기 곁으로 불러 나지막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보게, 내가 조금 전에 밥을 먹으려고 밥그릇을 열었더니 밥은 있지 않고 빈그릇뿐이더군. 도대체 어찌 된 일인가? 내가 짐작하건대 경황 중에 자네들이 실수를 한 모양인데 이걸 어찌하면 좋은가?"
 
순간 내시는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습니다. 이만저만한 실수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오늘의 "주빈"이 '강감찬 장군'이고 보면 그 죄를 도저히 면할 길이 없었습니다. '내시'는 땅바닥에 꿇어 엎드려 부들부들 떨기만 했습니다. 이때 '강 장군'은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성미가 급한 '상감'께서 이 일을 아시면 모두들 무사하지 못할 테니 이렇게 하는 것이 어떤가? 내가 소변본다는 구실을 붙여 일부러 자리를 뜬 것이니, 내가 자리에 다시 앉거든 곁으로 와서 '진지가 식은 듯하오니 다른 것으로 바꿔 드리겠습니다'라고 하면서 다른 것을 갖다 놓는 것이 어떨까?" 
 
'내시'는 너무도 고맙고 감격스러워 어찌할 바를 몰라했습니다. 그와 같은 일이 있은 후, '강감찬 장군'은 이 일에 대해 끝가지 함구했습니다. 그러나 은혜를 입은 '내시'는 그 사실을 동료에게 실토했으며, 이 이야기가 다시 '현종왕'의 귀에까지 들어가 훗날 '현종왕'은 '강감찬 장군'의 인간됨을 크게 치하해 모든 사람의 "귀감"으로 삼았다는 '고사'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아무리 지위가 높고 능력이 뛰어나고 돈이 많다 하더라도, 올바른 "인격"이 갖춰지지 않은 사람은 존경받지 못합니다. "인간의 가치"는 소유물에 있는 것이 아니라 "존중받는 인격"에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