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스코어의 유래와 의미
점점 더 큰 새들의 명칭을 사용한 골프 스코어의 유래와 의미
골프는 초기에 그저 재미있는 놀이에 불과했다.
넓은 초원에서 양치기 목동들이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막대기로 돌이나 가볍게 쳐서
앞으로 나갈 수 있는 물건을 토끼굴에 넣는 놀이였던 것이다.
이 놀이가 점차 발전해 오늘날에 와서는 경기방식으로 바뀌었고
화려한 스포츠의 하나로 자리매김 한 것이다.
그래서 경쟁을 통해 이겨야 하기 때문에 결과를 도출해 내는 점수가 생겨난 것이다.
그런데, 전통이 오래된 스포츠중에서도 특히 공을 가지고 하는 스포츠는
전혀 엉뚱한 스코어 네임이 붙어서 전해져 내려오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테니스도 그렇거니와 골프도 전혀 짐작이 안가는 스코어 네임들이 있다.
'버디, 이글, 알바트로스' 등 이러한 이름들은 어떻게 지어져서 내려오는 것일까?
골프 스코어 이름들이 '버디(Birdie), 이글(Eagle), 알바트로스(Albatross)' 등의
명칭을 가만히 보면 새와 연관된 철자가 약간 틀리거나 같다.
그럼 '골프 스코어는 새와 연관이 있었나?' 라는 생각을 가지게 될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버디'는 새와 연관되어 생겨난 명칭이 맞다.
이후에 나온 '이글'이나 '알바트로스' 같은 명칭은 버디 이후에 생겨난 이름으로
같은 연관성을 주기 위해 탄생되었으리라 짐작만 할 뿐이다.
그러면 이 명칭들의 유래를 알아보기 전에 먼저
왜 이 명칭들이 생겨나야만 했는지를 알아봐야 한다.
골프 장비의 발달에 따라 스코어도 향상되면서
기준 타수보다 더 적은 스코어의 이름이 생겨나기 시작
과거 골프게임은 샤프트와 헤드가 나무로 만들어진 것을 사용했다.
우리가 오늘날 사용하고 있는 '우드(Wood)' 역시
과거 나무로 만들어진 것을 사용하던 때부터 그대로 내려온 명칭이다.
롱 노우즈(Long Nose)라는 이름의 클럽은
19세기 중반 이전까지 사용하던 것으로 오늘날 드라이버로 보면 된다.
긴 헤드와 긴 샤프트를 특징으로 하는데, 공을 최대한 멀리 보낼 때 사용했었다.
너무나 잘 쪼개져 여러 개씩 들고 다녀야만 했다.
히코리(Hickory) 클럽 역시 북미산 낙엽교목에 속하는 나무로 만들어져서 클럽 명칭으로 사용되었다.
이밖에 감나무 소재의 퍼시몬(Persimmon)도 있었다.
이렇게 골프 클럽들도 산업발전과 함께 신기술 개발의 영향을 받아 정확도와 강도가 높아졌다.
하지만 오늘날의 대량 생산 기술이 없어 각각의 클럽들이 독특한 개성이 있었다.
동일한 장인이 골프클럽을 만든다고 하더라도 같은 것이 하나도 없었다.
당시에는 골프클럽이 작품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또한 과거에는 클럽을 14개만 사용해야 한다는 제한이 없어
캐디백에 30개 이상씩 클럽을 넣고 다니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래서 백을 들어줄 캐디가 없으면 골프 치기도 힘들었다.
이렇게 클럽 기술이 개발되면서 점차 전문적인 용도의
클럽들로 세분화 되기 시작해 로프트 각도 때문에
숟가락이라는 뜻의 3번 우드인 스푼(Spoon),
갈고랑이 닮았다고 해서 5번 우드인 클리크(Cleek), 미들 아이언 매시(Mashie),
8번 아이언 피칭 니블릭(Pitching Niblick), 9번 아이언 니블릭
혹은 퓨어 니블릭(Pure Niblick) 등으로 클럽들이 세분화 되기 시작했다.
도깨비 이름에서 파생된 보기(Bogey)는
과거에는 오늘날의 파(Par)와 같은 의미
이와같은 클럽의 세분화는 보다 공을 정교하게 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장비의 발전과 더불어 골프 스코어도 줄어들기 시작했다.
원래 골프는 '보기(Bogey)'가 기본이었다.
보기(Bogey)는 유럽의 도깨비인 '보기맨(Bogeyman)'에서 파생된 단어라는 것이 지배적이다.
19세기 말 영국에 위치한 그레이트 야머스 골프장에서는
매일같이 '도깨비가 나온다!-Here comes the Bogeyman!' 이라는제목의 행진곡이 울려 퍼졌는데,
골프장 회원들은 노래에서 영감을 받아 가상의 인물인 '도깨비 대령(Colonel Bogey)'과 골프대결을 펼쳤다고 한다.
이 대결의 과정은 간단하다. 골프실력이 좋은 사람이 평균적으로 낼 수 있는 타수를
도깨비 대령이 미리 기록한 셈 치고 플레이를 시작하는 것이다.
도깨비 대령, 즉 보기맨이 기록한 스코어는 '보기'라 불렀으며,
당시에는 스크래치 플레이, 즉 오늘날의 '파(Par)'를 의미했다.
20세기 접어들어 '파(Par)'라는 단어가 널리 사용되면서
도깨비 대령의 보기맨은 스크래치 등급에서 밀려나 1오버파를 의미하는 용어로 자리잡았다.
파(Par)에 관한 명칭은 1908년 미국골프협회(USGA)를 통해 공식적으로 사용된 것이 최초인데,
라틴어에서 파생된 말로 '동등하다 혹은 탁월하다'라는 의미를 갖는다고 한다.
이렇듯 과거에는 장비나 기술들이 정해놓은 타수만큼 끝내는 것이 어려울 정도로 수준이 낮았다.
도깨비 하고 같은 실력이라면 말 다한 것 아니겠는가. 아무튼 과거에는 보기가 파 플레이였던 셈이고,
이 정도면 굉장한 실력이라는 대접을 받았다.
조지 크럼프(George Crump)
기준 타수보다 1타 적은 버디(Birdie)는 새와 연관된 골프 스코어 시리즈의 시작
그러면, 새를 연상시키는 '버디(Birdie)'라는 명칭은 어디서 생겨난 것일까?
일단 새와 연관된 것은 맞다.
1899년 미국 뉴저지 주에서 처음 사용되기 시작했다고 알려져 있다.
애틀랜틱시티 컨트리클럽에서 골프를 즐기던 조지 크럼프(George Crump), 윌리엄 스미스,
그리고 그의 동생 앱 스미스가 라운딩을 즐겼는데, 크럼프의 두번째 샷이 너무 힘이 실린 나머지
그린을 넘어갈듯 날아가다가 지나가던 새를 맞추고서 홀 10cm 옆에 떨어진 것이다.
그리고, 크럼프는 운 좋게도 짧은 퍼트를 성공시키자
나머지 일행들이 이를 두고 새를 뜻하는 '버드(Bird)'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이 당시는 파(Par)라는 용어가 쓰이지 않던 때이고,
도깨비 대령과 같은 '보기'를 하기도 힘든 때라 굉장한 사건이었던 셈이다.
이를 두고 재미있게 여긴 애틀랜틱시티 컨트리클럽 회원들 사이에
이 사건이 회자되면서 널리 퍼지게 되었다고 한다.
훗날 조지 크럼프(George Crump)가 지금도 그 유명한 파인밸리 골프장을 건설하고
이곳에서 윌리엄 스미스가 운영을 하면서 '버드'라는 용어가 골퍼들 사이에서 퍼지게 되면서
기준 타수보다 1타 적은 스코어를 가리키는 뜻으로 내려오게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것 역시 설에 지나지 않는데, 회원제인 파인밸리에서
자신들만의 자긍심을 고취시키기 위한 논리일 수도 있다는 평도 있다.
버디(Birdie)
이글 (Eagle)
알바트로스(Albatros)
버디(Birdie)에 관한 다른 설로는 '새'로 비유해서 붙였다고 한다.
공이 날아가는 모양이 작은 새와 같다고 해서 붙여졌다고 하는 것이 그 이유다.
이래서 2타를 더 적게 친 것은 새보다 더 큰 새인 독수리를 찾았고
'이글(Eagle)'이라는 명칭을 갖게 되었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이것을 '노블 버디(Noble Birdie)'라고 했다.
그리고, 3타를 적게 친 것은 독수리보다 더 큰 새인
'알바트로스(Albatross)'라는 명칭이 붙여진 것이라는 설이다.
과거에는 이것을 '더블 이글(Double Eagle)'이라고 했다.
알바트로스는 한 홀 기준 타수보다 3타 적은 타수를 뜻하는데,
짧은 파4에서 홀인원 하거나 파5 홀에서 두번째 샷이 홀인하는 경우를 말하며,
홀인원 확률인 1/20,000 보다 100배인 1/2,000,000의 확률로 힘든 스코어다.
한국프로골프(KPGA) 동부화재 프로미오픈 2라운드에서 최호성(41) 프로가
강원도 웰리힐리C.C. 18번 홀의 파5(525야드)에서 기록하기도 했다.
당시 드라이버로 310야드를 보내고 오르막 감안해 230야드 거리에서
5번 우드로 공략해 그린 입구에 공이 떨어진 후 경사를 타고 구르다가 홀로 빨려 들어갔다.
KPGA 역사상 6번째 알바트로스 기록이었다.
콘도르(Condor)
오스트리치(Ostrich)
피닉스(Phoenix)
이글, 알바트로스, 콘도르, 오스트리치 등 덩치가 점점 더 큰 새들을 스코어 명칭에 사용
그러면 알바트로스 이상의 스코어는 없는 것일까? 물론 있다.
'콘도르(Condor)'는 기준 타수보다 무려 4타 적은 타수를 뜻한다.
일반적으로 콘도르를 기록하려면 파5에서 홀인원을 해야 하기 때문에 불가능하지만
파6홀이 있는 골프장에서는 이론상 가능하다.
역사상 콘도르를 기록한 골퍼는 4명인데, 영국의 골프 전문지 '골프투데이'가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심하게 꺾인 도그렉 파5홀이나 파6홀에서 콘도르가 기록되었다고 한다.
나무가 무성한 도그렉 파5홀의 숲 속 너머로 티샷을 홀인원 시키거나
파6홀은 두번째 어프로치를 홀인 시키면 가능하다.
콘도르까지는 인간이 실제 이룰 수 있는 스코어다.
그런데, 콘도르 이상의 스코어에 대한 명칭도 있다.
'오스트리치(Ostrich)'라는 스코어가 있는데, 타조의 영문 이름이기도 하다.
기준 타수보다 5타 적은 타수를 뜻하는 것으로 골프 역사상 그 누구도 성공하지 못한 타수이다.
극히 드문 파6홀에서 홀인원에 성공해야 한다.
간단하게 파7홀에서 홀인원 하면 되는 골프 최상위 스코어 '피닉스'
'피닉스(Phoenix)'는 오스트리치 보다 한 수 위의 스코어로
전설의 새인 '불사조'의 명칭에서 따왔다.
기준 타수보다 무려 6타 적은 타수를 뜻하는 것으로
이론적으로는 파7홀에서 홀인원 하는 것이다.
흔히 전세계 골프장 가운데 파6홀 보다 더 찾아보기 힘든
파7홀이 있는 코스를 찾아 도전해야 한다.
일본 사노에 위치한 사츠키C.C.나 우리나라 전북 군산에 위치한 군산C.C.에 파7홀이 있다.
사츠키C.C.의 파7홀은 전장길이가 940야드이며, 군산C.C. 정읍코스 3번 홀은 화이트 티 기준
1,020야드(933m)이며, 블랙 티 기준으로 1,097야드(1,004m)이다.
여기서 티샷을 홀인원 시키면 된다. 아주 간단하다.
이렇듯 골프 스코어는 더욱 좋은 기록일 수록 그 명칭이 작은 새에서 점점 덩치가 큰 새로 붙여졌고,
급기야 인간이 이룰 수 없는 스코어는 존재하지도 않는 새의 명칭을 가져다 붙인 것이다.
미국 파인밸리의 조지 크럼프에서 '버디'라는 새의 이름이 시작되었든
공이 날아가는 모습이 새와 같다고 해서 유래된 이름이든
골퍼의 욕심은 자신의 공이 높이 날아가 사뿐히 내려 앉는
새처럼 되어 달라는 욕망이 가득한 것이 공통점이다.
그러나, 자신의 타구가 날개도 없으면서 새를 추구한 나머지 화를 자초하는 결과를 낳을 때도 있다.
가수 싸이(PSY)의 노래 '새'에서 나오는 가사가 생각난다. "~나 완전히 새 됐어~"
**출처: 월간위드골프 2014년 3월호 History
'골프 스코어의 유래와 의미'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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