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리어 강태영의 서비스 경영

Service Management/Service Plaza

[스크랩] 무엇이 고객 감동인가?

Edward Kang 2009. 7. 6. 20:12

 

 

서비스하는 사람에게 있어 서비스를 통해 이용자(고객)의 마음을 흡족하게 하는 것은 직무상의 목표다. 그런데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 즉, 감동받게 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대부분의 직무 담당자들 특히 서비스하는 사람들은 그들 자신이 맡은 일에 대해서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일이라서 그냥 하거나, 습관적으로 별다른 생각 없이 하고 있다. 그들은 자기 자신이 대상자에게 감동을 주어야 하는 것에 대해서 이해하지 못하며, 그렇게 해야 할 필요성도 마음도 없다고 잘라 말한다. 하지만 앞으로의 세상은 이러한 무감동주의자들이 더 이상 세상 속에서 살아가기 어렵게 되었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 보다 나은 양질의 삶을 희망하는 세상 사람들로부터 그들의 그러한 태도는 외면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어떤 일에 대해서 어떻게 하겠다는 것은 행위자의 의지가 있기 때문이다. 의지를 가지고 하는 행위에는 그 일에 대한 반성과 책임이 뒤따른다. 그리고 끊임없는 자기계발과 노력 속에서 삶을 개척해 나간다. 앞으로의 세상은 이렇게 스스로 개척하며 노력하는 사람들이 주도하는 세상이 된다. 하지만 어떤 일의 생각 없는 행위에는 무책임이 존재한다. 생각 없는 행위자들은 잘못된 결과에 대해서 핑계대고 회피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쉽게 떠넘긴다. 그들은 어떤 일을 하다가 결과가 나쁘면 ‘운이 없었다.’ 라거나 ‘재수가 없었다.’ 라고 운명론적으로 돌리면서 합리화시키려고 애를 쓰는 등 매우 어리석고 불쌍한 태도를 보인다. 그것은 눈 가리고 아웅 하면서 세상을 속이려는 어리석은 행위로 오히려 자신의 잘못을 더욱 크게 만들 뿐이다. 그런 부류의 사람들은 솔직하거나 겸손하지 않고 뻔뻔하다. 작은 이익에는 쉽게 움직이지만, 조금이라도 손해나는 일에는 손사래를 친다. 그들은 스스로가 똑똑하고 잘난 것처럼 의기양양해하지만, 스스로 함정에 빠져 비명(悲鳴)을 지르는 무리들이다. 

 

그들은 쉽게 말하고 쉽게 행동한다. 생각 없는 경솔한 행동으로 잘못을 쉽게 저지르고 용서해달라는 말을 습관처럼 한다. 한번만 용서해 주십시오. 죄송합니다. 잘못했습니다. 다시는 그러지 않겠습니다. 미안합니다........ 끝도 없이 이어지는 부도수표와도 같은 그들의 공허한 말은 인간이 지구상에서 가장 불쌍한 존재일 수 있다는 것을 상기(想起)시킨다. 그들은 무엇이 문제인지 파악하여 해결방법을 찾으려는 생각을 하지 않고 그저 그 순간의 책임을 면하고 잘못이 없던 걸로 해달라고 애원한다. 오물(汚物) 위에 눈이 내려 뒤덮었다고 그 오물이 사라지거나 깨끗하게 정화(淨化) 되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그들의 ‘한번만 용서를....’은 그다음에도 또 그다음에도 계속된다. 수십 번의 잘못을 반복해도 ‘한번만 용서를....’하는 것이 그들이다.

 

어떤 일을 하든지 간에 그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것은, 그 일을 맡아서 하는 사람의 생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한 생각의 다름이 감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은 대상에 대한 따뜻한 배려와 이해를 바탕으로 하는 가치관과 아름다운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세상을 감동시키는 것은 그런 가치관과 마음이 표현된 것이다. 그러한 표현은 ‘사고방식(思考方式)’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는다. 무엇을 어떻게 생각하느냐 하는 것은, 그 과정뿐만 아니라 결과의 성패를 결정짓는 원인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정관념에 얽매이거나 선입견 또는 편견에 사로잡혀 살아간다. 여자가 그러면....남자가 되가지고....하급자가 감히....내가 누군데....아침부터.... 시골 사람은....박사인데....후진국이라서....여기가 어디라고.... 등등 그 사례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사고방식은 삶의 방향과 결과마저 바꿔 놓을 수 있다. 다음은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사고방식으로 자기 자신이 맡은 분야에 최선을 다하여 고객에게 감동을 준 사람들에 대한 실제 경험담이다. 

 

10년의 믿음과 감동.... 서울 트래드클럽, 롯데백화점 잠실점 조익조 점장

1990년 봄, 잠실에 있는 롯데 백화점 의류매장에서 ‘10년을 입어도 새로 산 듯한 옷, 새로 사 입어도 10년 된 듯한 옷’이라는 광고카피가 매우 인상적으로 느껴지는 ‘트래드클럽’의 춘추양복 한 벌을 샀다. 옷이 마음에 들어서 매우 아끼면서 즐겨 입었다. 그러다가 정말 세월이 흘러서 10년이 지난 2000년 봄이 되었다. 몇 년간 사정상 입지 못했던 소중한 양복을 꺼내서 입으려고 했더니, 바지 한 부분이 조그맣게 헤져서 구멍이 나 있는데다, 작아져서 입을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매우 아끼던 옷이라 버릴 마음도 없어 곤혹스러웠다. 그러다가 트래드클럽의 광고카피가 생각나서 10년의 믿음으로 10년 만인 2000년 4월 25일 화요일에 백화점 의류매장을 찾아갔다. 그런데 매장에 있는 젊은 점원이 너무 오래된 옷이라 수선할 수 없다고 했다. 큰 기대를 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일언지하에 거절을 당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었기에, 실망과 함께 기분이 상했다. 처음에 옷을 샀을 때의 믿음과 즐거움이 사라져가고 있었다. 상업광고를 믿었던 내 자신이 바보 같았다는 씁쓸함을 느끼면서 발걸음을 되돌리려할 때였다. 매장의 점장이 내게 와서 사유를 다시 듣더니, 맡겨놓고 가면 최선을 다해 보겠다고 약속을 했다. 순간, 뭔가 희망과 기대가 뭉클뭉클 솟아났다. 그렇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해보일지라도 10년의 믿음으로 찾아온 고객에게 감사해야 하며, 최선을 다하겠다는 자세를 보여야만 한다. 그것이 상품에 대한 가장 든든한 신뢰를 만드는 길이다. 그 뒤 약 한 달 가까이 지나간 5월 20일 경에 바지 수선이 다되었으니 찾아 가라는 연락이 와서 5월 23일 화요일에 매장에 갔더니, 10년 전의 바지처럼 거의 말끔하게 수선되어 있었다. 점장의 말에 의하면, 10년 전에 생산된 옷이라 본사 자재 창고에도 옷감이 남아있지 않아서 동대문 포목점 등을 수소문한 끝에 옷감을 구해서 정밀 수선했다는 것이다. 10년이 지나서 가져간 상품에 대한 무료수선을 이토록 적극적이고 열성적으로 해줄 수 있다니.... 순간, 밀려오는 감동은 10년 전의 광고카피를 떠올리게 하였다. 감사와 흡족함을 안고 돌아오는 발걸음이 경쾌해졌다. 트래드클럽 점장의 서비스정신은 트래드클럽에 대한 10년의 신뢰를 평생의 신뢰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점장의 태도와 정신, 이미지가 트래드클럽의 이미지와 오버랩 되어 잔잔한 감동으로 남아있다.

 

 

10년의 감동과 기쁨.....구리 엘지백화점 잔피엘점 김정범 소장 1992년 5월, 신록이 움트기 시작하는 오월에 약혼식을 했다. 그때 입었던 옷이 검정 잔 피엘 여름양복이었다. 얇고 부드러우며 시원한 잔 피엘 양복은 그 후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대중 앞에서 강의를 해야 하는 나에게 쉽게 구김이 가지 않으면서, 바람이 잘 통하고 젖으면 금방 잘 마르는데다 가볍고 부드러운 잔 피엘 양복은 내가 가장 아끼고 애용하는 옷의 하나가 되었다. 그로인해 잔 피엘 의류에 대한 호감이 커졌다. 그 후 몇 년이 지난 어느 바람 불던 날, 시내를 걷던 중 어디선가 날아온 담뱃재가 바지에 붙더니 순간적으로 손가락이 들어갈 정도의 커다란 구멍이 나버렸다. 잔 피엘 매장에 가서 수선할 생각을 잊은 채, 일반 의류 수선점에서 수선을 하려했더니, 보기 흉하게 될 수 있다는 수선점 측의 말 한마디에 수선을 단념한 채 옷장에 놓아두었다. 하지만 봄과 여름이 될 때마다 잔 피엘 양복에 대한 아쉬움을 버리지 못하고 만지작거리다가, 잔 피엘 매장을 찾아가서 그것과 비슷한 옷을 찾았지만 마음에 드는 옷이 없었다. 물론 10년 정도의 세월이 흘렀으니 디자인 등이 다른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옷감 재질이 다른 것은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 후 어느 늦봄 날, 옷장을 정리하다 잔 피엘 양복바지를 발견하고는 ‘바지의 부활’을 궁리하다가,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2005년 5월 8일 일요일, 가까운 백화점의 잔 피엘 매장을 찾아가서 수선 가능 여부를 물었다. 그랬더니 백화점 잔 피엘 매장의 소장이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해서, 맡기고 돌아왔다. 그 후 약 열흘 정도 지난 뒤인 5월 20일경, 수선이 되었으니 찾아가라는 연락이 와서 22일 일요일에 매장에 갔더니, 바지에 구멍 난 곳이 거의 완벽하게 수선되어 있었다. 점장의 말에 의하면, 기계로 하면 보기가 흉해서 실 한 올씩 손으로 짜서 이었다고 한다. 그 순간, 감동이 밀려왔다. 마지막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찾아간 매장에서, 10년도 더된 바지의 수선을 이처럼 정성껏 완수하여 고객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기쁨을 안겨주다니....고마운 마음을 안고 집으로 돌아와서도 기쁨이 떠나지가 않았다. 자신이 직접 판 것이 아니어도, 제 회사 상품에 대해서 최선을 다하여 만족을 준 구리 엘지백화점의 잔 피엘 점의 소장 김정범 씨의 자세는 직업정신이 투철한 진취적인 사고방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지금 현재 잔피엘 바지는 15년의 세월을 지나 옷감이 그물처럼 헤지고 닳아있어 더 이상 외출복으로는 입을 수가 없게 되었다. 평생 입고 싶었지만, 옷의 사망(死亡)을 인정해야만 했다. 옷은 더 이상 입을 수 없게 되었지만, 잔 피엘 점 소장의 서비스 정신과 태도는 상품에 대한 신뢰를 더욱 굳게 만들어 준 감동으로 기억될 것이다.

 

이처럼 고객감동이란 자기 자신이 맡고 있는 분야에 대해서 적극적이고 열성적으로 최선을 다하는 사고방식에서 비롯된다. 굳이 하지 않아도 크게 문제될 것이 없음에도, 오로지 고객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실낱같은 가능성이라도 찾아내서 기쁨과 감동으로 이끌어내는 것, 그것은 세상을 가장 자신 있고 당당하게 살아가는 아름다운 모습이기도 하다. 그들의 참다운 자세는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어주는 품위 있는 일로써, 살맛나는 세상의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고 있다.(전글샘의 창의표현 강좌 중에서.)

출처 : 서비스인의 쉼터, STAR Club
글쓴이 : 조수영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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