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리어 강태영의 서비스 경영

Service Management/Service Plaza

[스크랩] 작은 가게라도 ‘철학’은 있어야 한다.

Edward Kang 2009. 7. 6. 20:16

기업의 연쇄도산, 임금지급 지연, 소비둔화, 경기침체 등 모든 악재가 겹치고 온 나라가 불안했던 IMF시절, 유독 손님들로 북새통인 가게가 있었다. 바로 명동의 ‘틈새’라면. 이 가게는 손님이 많은 정도가 아니라, 몇 평 되지도 않는 가게를 꽉 채우고도 가게 밖에 일렬로 줄까지 서서 라면을 기다릴 만큼 장사가 잘됐다.

틈새라면의 김복현 사장은 20년 동안 40만 그릇 이상 라면을 끓이며 체득한 ‘경험 마케팅’을 실천해 온 인물. 김 사장이 10평도 안되는 가게의 사장에서 대형 프랜차이즈를 운영할 수 있던 원동력은 첫째, 상품의 본질을 충실히 구현하고 고객만족을 최우선으로 생각했다는 점, 둘째, 최고의 맛을 일관되게 유지하기 위해 원재료의 품질은 항상 최고만을 고집했다는 사실이다. 라면의 주 원료인 고추 등은 수확기에 동일지역에서 일괄 구매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던 것. 셋째는 단순한 제품이 아니라 문화와 경험을 파는 감성마케팅 지향한 점을 꼽았다.

“틈새에서는 라면을 ‘빨계떡’, 물을 ‘오리방석’이라고 부릅니다. 작은 가게지만 언어를 통일시키고 룰을 만들어 운영했어요. 마케팅의 일환이기도 했지만 제가 정한 장사철학이었던 거죠. 처음 가게를 찾은 어느 회사 간부 한 분이 ‘물’을 달라고 했고, 서로의 자존심을 못 버리고 얼굴을 붉혔던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다음날 그 상사가 보냈다는 몇 명의 부하 직원들이 다시 김 사장의 가게를 찾았다. ‘틈새라면을 한번 가봐라. 가게는 작아도 주인장의 자존심 하나만큼은 배울 만하다.’라고 했다는 것. 그 상사는 순간적으로 화가 났어도 작은 가게의 영업 방식을 좋게 평가했던 것이다.

맛깔컨설팅의 이상화 소장이 쓴 ‘음식점 전략 노트’(푸른솔)란 책에서 보면 10평 남짓한 생삼겹살집의 한 사장의 일화가 소개되어있다. “하루 100만원을 넘게 파는 사장님에게 비결을 물어 특별히 비싼 고기를 사용하는 것도 아니고 특별한 맛의 노하우가 있는 것 같지 않은데, 장사가 왜 이렇게 잘 되지요”라고 물으니 ‘고객이 고추장을 찾지 않아도 고추장을 갖다준다’는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꽤 오래전에 한 번 왔다간 고객이 생삼겹살과 함께 고추장을 별도로 시켜먹는 상황을 정확히 기억해서 두 번째 찾아 왔을 때는 고객이 따로 시키지 않아도 고추장을 갖다 주는 서비스를 한다는 것이였습니다. 그 사장님의 장사 철학이 나타나는 부분인거죠.”

 

고객 니즈를 끌어낼 수 있는 노력과 투자

용산에 위치한 I백화점의 인테리어 소품매장. 중소규모 브랜드가 입점해 있는 이 매장에서 일하고 있는 종업원의 모습이 심상치 않다. 시간차를 두고 관찰한 결과, 고객의 관상에 따라 대응법을 달리하며 상품 구매를 유도하고 있었던 것. ‘관상학 마케팅’이라고 일컫는데, 이는 사람마다는 모두 다른 관상을 가지고 있고, 이것을 캐치하는 기술만 습득한다면 마케팅에 활용시킬 수 있기 때문에 상품을 팔 때 유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중요 포인트다.

인테리어 매장 종업원은 “손님마다의 관상에 따라 서비스를 달리합니다. 매장 내 고객이 들어서면 일단 관상을 봐서 어떤 성격의 사람인지 빠르게 파악하는 거죠. 가격을 강조하는 ‘실속파’의 관상이라면 제품 대비해 가격이 저렴하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그러한 상품군을 권유해 드리죠. 또 기분을 잘 맞춰주면 구매하는 ‘기분파’의 관상일 경우 끊임없는 칭찬과 최대한의 친절함으로 상품 설명을 하죠. 손님의 의상이나 헤어스타일에 대한 칭찬도 곁들여서 말이죠. 또 다른 하나는 말을 많이 하는 걸 싫어하는 ‘독립파’의 고객층이 있죠. 일단 뒤에서 관망만 하고 있다가 필요로 할 때 조용히 도와드립니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란 말 처럼 고객 성향을 파악해 그 눈높이에 맞는 고객 응대 마케팅을 펼치는데 장사가 안될 리가 없다.

‘왜 인재들은 김밥집에서 일하려 하지 않는가’라는 고민을 가졌다던 퓨전분식전문점 ‘얌샘’의 김은광 대표. 대기업이든 구멍가게든 규모에 차이만 있을 뿐 인재육성을 통해 발전을 도모한다는 진리가 김밥집이라고 해서 달라질게 없다는 사실을 중요시하여 인재육성프로그램을 시행했다.  점장 우선 채용, 아르바이트생의 동기부여를 위한 여러 복지책들을 제시한 결과 15평 김밥집의 직원, 아르바이트생의 눈은 빛나 있었다. 교육과 일에 대한 동기부여를 제시하니까 인재가 형성되고 그에 걸 맞는 서비스가 이뤄져 결과적으로는 가게의 성공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점포를 찾는 고객들에게 좀 더 대우받는다는 느낌을 갖게 하는 것, 바로 그것이 진정한 고객마케팅의 기본인 것이다. 창업자 자신도 언제든지 고객의 입장이 될 수 있다.

수백 번의 얄팍한 서비스보다 자신으르 소중히 생각하고 사랑하는 만큼만 고객을 생각하는 것이 필요하다. 전문성이 결여된 친절은 고객들의 동정을 필요로 하며, 친절이 결여된 전문성은 상대적 노하우와 경쟁력을 필수로 한다. 다양한 응용과 표현을 위해서는 쉬지 않고 새로운 정보를 취해야 하는 노력을 요구하게 되며, 신속하고 새로운 변화를 통하여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꾸준한 투자를 요구한다.

[월간B&F]

출처 : 서비스인의 쉼터, STAR Club
글쓴이 : 조수영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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