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인터넷을 비롯한 신기술의 등장으로 방대한 정보원을 갖게 된 고객은 현명한 구매자로 변했다. 고객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정보를 수집하고 여러 가지 경쟁상품을 찾으며, 다른 소비자들과도 서로 다양한 의견을 교환한다. 그들은 인터넷을 통해 푸시마케터(Push Marketer)를 회피하고, 스스로 구매결정을 한다. 또한 고객들은 다양한 정보원의 증가와 함께 각종 검색 엔진과 비교 사이트, 온 라인 리뷰 등으로 비교분석이 가능한 접근 대안의 증대,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어느 곳에서든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직거래 절차의 간소화, 잠재고객은 인터넷을 통해 기존 고객들에게 문의하고 서로 의견을 교환하는 등 고객들 간의 커뮤니케이션의 증대 등으로 고객들은 강력한 힘을 보유하게 되었다.
고객의 힘이 대폭 증가한 시대에 신뢰받지 못하는 기업은 퇴출되기도 한다. 모두 퇴출 되지는 않더라도 경쟁력은 떨어지게 된다. 고객이 마케팅의 메시지를 확인하는 능력을 갖게 되면서, 전통적인 과대선전은 위험한 전략이 되었고 모든 것이 투명해진 세상에서 고객에게 정보를 정직하게 전달하지 않고 진정한 가치를 제공하지 않는 못하는 기업은 존립하지 못하게 된다. 이와 같은 진화론적 추세에 직면하여 기업은 고객과의 관계를 쇄신하고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 그 외에 다른 대안은 없다.
국내 기업들이 고객의 중요성을 재발견하고 고객만족경영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90년대 초반 이후 적잖은 시간이 경과되었다. 그러나 최근 기업들의 고객만족경영에 대한 열정은 과거와 같이 뜨거워 보이지 않는다. 고객은 만족하면 다시 구매할 것이라는 고객만족경영의 본원적 가치제안이 만족한 고객들의 이탈 현상으로 흔들리고 있다. 지속적으로 성공적인 고객만족경영을 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어떻게 해야 하는 가 그 본원적 출발점을 재인식 해보고자 한다.
누가 이익을 낼 고객인지를 파악하자
이와 같이 변화하는 경영환경 하에서도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최대한의 고객을 확보해야 한다는 말은 더 이상 중요한 문구가 아니다. 그보다 누가 이익을 낼 고객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왜 그들이 이익을 주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이 과정을 거친 후 고객을 회사에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끌고 가기 위해 어떤 혜택을 부여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1960년 테오도 레빗(Theodre Levitt)이 쓴 ‘마케팅 근시(Marketing Myopia)'라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논문에서 회사들의 근시안적인 제품 중심 마케팅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경고하고 있다. 제품이 중심이 되면 고객의 필요는 뒷전으로 밀릴 수 있기 때문이다. 레빗은 본 논문에서 이렇게 주장하고 있다. “회사는 제품 또는 서비스 제공보다 소비자를 어떻게 하면 더 많이 끌어 들일 수 있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즉, 소비자들이 그 회사와 거래를 할 마음이 생기도록 해야 한다.” 오늘날 생각해도 맞는 말이다. 기업은 고객을 만족 시키고자 존재하고 오직 그렇게 함으로써 살아남을 수 있다는 말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오늘날을 ‘소비자 주권시대’ 또는 ‘소비자 혁명시대’라 부르며 세상은 그때 이후로 정말 많이 바뀌게 되었다. 오늘날 수많은 경영자가 고객의 요구를 무시하는 행동은 파산으로 가는 지름길이라 생각하고 있다. 문제는 회사들이 어떻게 고객의 요구에 대처하느냐 하는 것이다. 레빗의 말은 오늘날에도 들어맞는다. 그러나 문제는 그것이 현대에 와서 와전되었다는 점이다. 즉, ‘고객충성도는 회사의 최고의 목표이다.’ 라는 식으로 변질되어 버린 것이다.
예를 들어 수많은 닷컴 기업들도 이러한 경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충성고객은 많았지만 장사는 손해였다. 어떤 사업이건 근본적인 목적은 고객의 필요를 확인하고 회사에 이익을 가져다주는 선에서 이를 만족시키는 것이다. 회사는 수익을 내야 살아남는다. 고객충성도 제고는 의미가 있는 전략이다. 그러나 알맞은 환경아래, 오직 수익을 내는 고객을 중심으로 세워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고객만족경영은 왜 제 자리 걸음인가?
국내 기업들의 고객 서비스는 이미 세계적인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무료배송, 방대한 고객 서비스 채널은 물론 고객 응대에 있어서도 다른 글로벌 기업들과는 상당히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상담에서부터 A/S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활동을 온 라인으로 처리하기로 유명한 미국의 PC업체인 델(DELL)이 지난 1월 세계에서 처음으로 서울 용산에 오프라인 애프터서비스센터를 설립 한 것만 보아도 잘 알 수 있다. 그러나 뛰어나다고 여겨지는 있는 국내 기업들에 대한 고객 불만의 증가는 이러한 믿음을 흔들리게 하고 있다. 한국 소비자 보호원에 접수되는 고객 불만 상담은 매년 평균 6.5%씩 증가하고 있고 국내주요 대형 포탈을 통해 쏟아내는 고객들의 불만도 연평균 36%씩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렇다면 고객만족경영은 왜 제 자리 걸음인가? 우선 국내 기업들의 고객만족경영현황을 간단히 살펴보자. 기업들은 일정 기간에 걸쳐 정기. 정량적으로 고객만족 서베이를 실시하여 전반적인 고객만족도와 고객만족구성요인들에 대한 개별만족도를 측정한다. 이렇게 수집된 자료들을 분석하여 인과관계를 규명하고 개선영역과 개선점을 도출하며 그 결과를 바탕으로 고객만족의 개선방안을 다음번 실행방침으로 옮기고 있다. 또한 많은 기업들이 전반적 고객만족점수나 동일경쟁업종내의 순위를 중시하여 주요 경쟁사 대비 자사의 고객만족수준을 평가하곤 한다.
이러한 활동들이 고객만족경영의 일반화된 실행과정이라고 할 수 있는 데 이와 같은 기업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고객 불만이 늘어만 가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성공적인 고객만족경영이 되려면 무엇보다도 고객만족활동의 주체가 되는 기업의 구성원들 사이에 고객만족경영은 어떠한 것이고, 달성하고자 하는 구체적 목적이 무엇이고, 구성원들이 하는 업무와는 어떤 연관성이 있는가를 명확히 제시해 주는 기본 틀이 제시되고 공유되어야 한다. 그러나 많은 기업들은 이러한 기본 틀의 공감대형성 없이 고객만족도 조사를 통해 고객만족 점수를 측정하고 경쟁사/경쟁상품과 비교 평가하여 점수 면에서 앞서기 위한 노력만을 경주하고 있는 것이 실상으로 전사적으로 공유되는 목표를 포함한 기본 틀이 없다면 고객만족경영은 겉 돌 수밖에 없을 것이다.
따라서 고객만족경영이 성공적인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고객만족 활동의 구체적 실행목표, 고객만족전략, 고객만족을 위한 실행솔루션, 실행프로세스, 성과 측정체계, 성과에 따른 보상체계, 고객만족활동을 위한 교육/훈련, 고객만족경영의 추진조직, 관련 시스템 인프라스트럭처를 포함하는 고객만족경영체계가 올바르게 갖추어져야한다. 아울러 고객만족경영목표가 지금처럼 만족도조사를 통한 고객만족점수에 기반 하여 고객만족수준을 평가하고 있는 것과 더불어 보다 성공적인 고객만족경영이 되기 위해서는 고객만족경영의 목적이 되는 재 구매 또는 고객유지, 고객이탈을 직접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 지표가 목표로 주어져야 한다.
고객을 위한 가치창출은 고객의 경험에서
많은 기업들이 고객만족경영을 운영함에 있어서 제품이나 서비스가 판매되고 난후에 집중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이제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기 전부터 과연 우리 제품이나 서비스에서 고객이 진정 요구하는 것이 과연 무엇인가 하는 데에서 고객만족경영은 출발되어져야 한다.
요즘과 같이 치열한 경쟁이 가속화되는 비즈니스 현실을 고려할 때 특별한 경험을 고객에게 제공하여 고객가치를 창출하는 일은 상당히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결코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고객은 경험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기업이 원하든 원치 않든 간에 말이다. 그래서 기업은 고객에게 어떻게 경험을 제공할 지를 고려해야 한다. 고객에게 가치 있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우선, 도대체 우리 제품에 대해 고객들이 어떤 경험을 하고 있는 지를 면밀하게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소비자들의 생활이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짐에 따라 소비에 있어 제품의 기능이나 편익에만 만족하지 않고 정신적인 만족을 추구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이러한 최근의 트렌드에서 고객들의 총체적인 경험이 이제 차별화의 새로운 요소로 기업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고객의 경험이란 무엇일까?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2007년 2월호)에 따르면 고객경험이란 ‘ 회사와 직간접적으로 접촉하여 소비자가 갖게 되는 내적, 주관적인 반응’으로 정의하고 있다 직접적인 접촉이란 고객이 실제 제품을 구입하여 사용함으로써 얻게 되는 것으로 대부분 고객이 주도해서 일어나는 것이다.
간접적인 접촉이란 제품, 서비스, 브랜드와의 우연한 접촉을 말하며 구전효과, 추천, 비판, 광고, 뉴스 등의 형태를 통해서 일어난다. 총체적 경험관리의 중요성에 대해서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제랄드 잘트맨(Gerald Zaltman)교수는 "총체적 경험에서 비롯한 무의식에 속하는 감각적, 감성적 속성이 제품이나 서비스의 유형적 속성보다 소비자의 선호도에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친다.”라도 그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제는 소비자의 경험이 단순한 부수적인 요인으로만 머물기에는 그 중요성이 더해졌고 새로운 가치창출의 수단으로 인식되어져야 한다. 경험이 새로운 가치 창출 수단으로 힘을 받을 수 있는 이유는 명백하다. ‘경험’ 때문에 고객들은 기꺼이 지갑을 열기 때문이다. 경험경제에서 주장하듯이 상품에서 서비스로, 나아가 경험으로 경영초점이 이동할 수록가치는 올라가고 고객은 기꺼이 가격을 지불할 의향을 보인다. 우리는 이를 잘 설명하는 사례로 스타벅스의 성공신화를 예로 들곤 한다. 스타벅스 성공의 핵심요인은 회장이자 CEO인 하워드 슐츠가 ‘스타벅스, 커피 한잔에 담긴 성공신화’에서 분명하게 밝힌 것처럼 ‘완벽한 커피경험이다’ 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고객경험의 출발점은 고객들이 우리 제품이나 서비스를 경험하는 바로 그 장소라는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앞으로도 고객들의 기대수준은 꾸준히 올라갈 것이다. 하지만 고객들의 기대 수준향상에 비해 현재의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는 기대수준에 미치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궁극적으로 기업이 원하는 고객만족경영의 성과 향상과 밀접한 관련성을 갖게 되는 것이다. 기업에 충성적인 고객을 만들기 위해서는 만족을 넘어, 정서적인 유대감도 갖게 하여야 한다. 정서적인 유대감을 만들어 주는 연결고리를 우리는 고객의 경험에서 찾을 수 있고 이러한 고객의 경험이 기업에서의 고객가치창조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고객에 의한 가치창조
앞서 살펴본바와 같이 현실적으로 시장에서 기업은 구매자인 고객이 가지고 있는 니즈를 파악하고 이를 충족시킬 수 있는 가치를 창조해야만 고객의 선택을 받을 수 있고 경쟁에서 생존 할 수 있게 되었다. 기업의 경영성과는 물론 성장과 쇠퇴도 고객가치창조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실상, 고객을 위한 가치를 창조한 다는 것은 아무 기업이나 쉽게 할 수 있는 일은 절대 아니다. 그렇기에 고객가치 창조는 시장경쟁을 이길 수 있는 기업의 전략적 차별화수단이 되는 것이다. 결국, 오늘날과 같은 시장 환경 속에서는 기업의 성공과 실패가 바로 그 기업의 고객가치창조를 얼마나 잘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실제적인 고객창조를 하기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고객가치창조에 대한 인식을 어떻게 해야 되는가와 관련하여 기업측면에서 고객에 의한 가치창조에 기여하는 방법을 생각해보자.
&&&‣ 철저히 고객의 관점에서 출발하여 고객의 내재된 욕구에 대한 정확한 파악이 고객가치 창조를 가능하게 할 것이다.
&&&‣ 미 충족된 고객의 니즈를 해결해 줌으로써 고객이 반드시 구매/사용하는 실질적 가치를 제공하여야 한다.
&&&‣ 고객가치 창조는 경쟁사와 유사한 가치제공이 아니라 진정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야 한다.
&&&‣ 경쟁상품과는 차별화될 뿐 아니라 더 높은 가치를 창조/제공해야 성공적인 고객가치창조가 된다.
&&&‣ 가치 전달과정에서도 고객이 느끼고 있는 문제뿐만 아니라 잠재적인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을 때 고객가치창조가 이루어 질 수 있다.
&&&‣ B2C 뿐만 아니라 B2B사업에서도 최종 사용자/소비자 관점에서 가치를 창조하고 제공하여야 한다.
아직도 많은 기업들은 판매 후 기업에 대한 고객만족도 평가로 고객만족경영의 성과를 측정하고 있다. 그러나 기업이 앞으로 변화하는 소비자들의 기대가치에 부응하기 위해서 고객만족경영의 출발점을 고객가치창조에서 시작해봄이 바람직하다고 사료된다. 이를 위해 누가 진정한 고객인지, 고객이 요구하는 것은 진정 무엇인지, 고객경험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지, 고객가치창출의 출발점은 어디에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에 대한 재인식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된다.
동국대학교 조창욱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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