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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문화

Edward Kang 2021. 7. 10. 11:51

한국과 미국의 골프 문화의 차이(옮긴글)

 

 

안녕하세요 미주방의 김변입니다.

“한국과 미국의 골프문화의 차이”

 

거창하게 “한미간의 골프문화의 차이”라고 제목을 달고서는 제가 이런 이야기를 할 자격이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골프 구력은 20년이 되었지만, 그동안 제 삶의 터전이 대부분 미국 서부였고, 매 주말 골프를 하더라도 골프장 경험은 미국내 몇 개 주에 한정되었으며, 무엇보다 한국 골프 문화에 대해서는 경험이 일천하여 유튜브 동영상으로 보아온 것이 거의 전부인데 말이죠. 그리하여 이 글은 주 구독자층이 한국분들이시니 제가 경험한 미국의 골프 문화와 현실을 소개해드리는 글로 이해해주시면 좋을듯 합니다.

 

“하루 연습 후 다음 날 머리 올리러 가다”

 

제가 처음으로 골프 클럽을 잡은 건 2001년 캐나다에서 입니다. 그 당시 십 년도 더 된 오래된 7번 아이언을 가지고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한 시간 정도 공을 맞춰보고, 그리고 그 다음 날 머리를 올리러 나갔습니다. 네, 맞습니다. 말이 되지 않을 겁니다. 게다가 제가 골프 천재도 아니구 말이죠. 전 그렇게 첫 번 째 라운드를 나가서 7번으로 티샷을 하고 숏게임도 7번으로 하고 퍼팅만 퍼터로 했었습니다. 이게 말이 될 수 있는게 미국인듯 합니다.

 

다른 분들에게 폐가 될 수 있다 염려하여, 머리 올리기 전 충분한 연습을 하는 한국 문화에 대해, “남들처럼 그린피 내고 내가 친구들과 골프하며 즐기겠다는데 꼭 골프를 잘 해야만 하나요?”라고 반문할 수 있는게 미국인듯 합니다. 물론 경기 진행 속도를 고려해서 적당히 공을 들고 뛰어야 할 수도 있을 거구요. 그리고 아무리 친구들과의 라운드라고 하더라도 창피함을 느낄 수 있다면 머리 올리기 전에 충분한 준비 기간을 가져야 하겠지만 말이죠. 그래서 전 여전히 필드에서 공도 제대로 못맞추는 분들을 목격할 때마다 “저분들 오늘 머리 올리러 나오신 모양이네..” 그렇게 저의 골린이 (골프 + 어린이 합성어) 시절을 생각해서 눈을 질끈 감기도 합니다.

 

“미국 골프의 문턱이 조금 낮다”

 

한국 골프장의 클럽하우스에 비해 미국내 대부분의 퍼블릭 골프장은 필요최소한으로 작은 규모인듯 합니다. 심지어 어느 골프장의 클럽하우스는 이동식 컨테이너를 하나 두고 운영을 하기도 합니다. 물론 미국내 프라이빗 골프장들은 필요한 여러 편의 시설을 많이 두고 있기에 한국의 골프장들과 큰 차이가 없을 수도 있을 겁니다.

 

이러한 클럽하우스에 입장할 때도 반바지에 골프 복을 입고, 심지어 여름엔 슬리퍼를 신고 들어와도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골프를 마치고도 샤워를 하거나 옷을 갈아입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라운드 후에는 클럽하우스에 골프 복장 그대로 입고 앉아서 가볍게 맥주를 마시거나 간단한 음식을 나누어 먹기도 합니다. 그리고 골프를 치지않더라도 클럽하우스의 음식이 좋다 소문난 곳엔 점심이나 저녁을 먹으로 오기도 합니다.

 

한국에 비해 미국에서의 골프와 골프장은 분명 그 문턱이 낮은듯 합니다. 골프 예약을 함에 있어서도, 한국은 팀 단위로 예약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미국은 1인 부킹도 가능하고, 별도의 예약도 없이 클럽하우스에 가서 waiting list에 이름을 올리고 운이 좋으면 바로 공을 치러 나갈 수도 있습니다. 복장의 규제도 그리 심하지 않아 한여름엔 반바지를 입고 운동화를 신고 와서 클럽을 매거나 카트를 밀면서 산책하듯 골프를 즐길 수 있습니다.

 

“그래도 취미 생활을 즐기기엔 고비용이 필요하다”

 

한국에 비해 미국의 그린피가 저렴한건 맞습니다. 제가 자주 가는 엘에이 인근 골프장의 경우, 주말엔 카트피까지 포함하여 한화로 대략 6-8만원이면 됩니다. 거기에 본인 푸쉬카트를 가지고 와서 걷게되면 별도의 카트피인, 대략 1만5천원에서 2만원정도하는 비용을 아낄 수도 있습니다. 물론 주중엔 이 보다도 더욱 저렴한 비용으로 여유로운 골프 라운드를 즐길 수 있을 거구요. 하지만 한국의 경우, 그린피도 일반적으로 비싸고, 거기에 캐디피와 골프카 대여료까지 별도로 있으니 한 번의 골프 라운드에 들어가는 비용은 미국의 최소 두 세 배 이상이 될 것입니다.

 

그럼에도 미국에서 주말골퍼로서 일주일에 한 두 번의 라운드를 즐기는 것은 다른 취미생활에 비해 고비용이 필요한 것은 사실입니다. 제가 가끔 즐기는 테니스나 배드민턴의 경우, 엘에이에 있는 한 동호회에 가입해서 한 달에 5-6만원의 회비를 내게 되면 일주일에 두 세 번 정도 편하게 즐길 수 있는게 보통입니다.

 

하지만 골프는 매번 그린피가 필요하고, 주중에 연습장에도 다녀야 하고, 골프공도 사야하고, 다른 운동에 비해 골프클럽 등의 장비를 업그레이드해줘야 하고, 매 라운드를 할 때마다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고 나니 라운드 전후로 식사를 해야하는 경우가 많고, 거기에 게임의 긴장감과 재미를 위해 소소한 밥내기 정도는 해야하니 미국에서 골프를 즐긴다는 것은 분명 한국에 비해 그 비용이 적게 들 수는 있어도, 미국내 다른 취미 생활보다는 고비용이 드는건 분명한듯 합니다.

 

“매너와 예의는 있으나 불필요한 격식은 없다”

 

골프에서 매너나 예의를 중요시 여기는 것은 한국이나 미국이나 같습니다. 다만 클럽하우스 입장시 자켓을 입고 구두를 신어야 한다는 것과 같은 엄격한 규정을 유지하고 있는 미국 골프장은 이제 거의 없습니다. 골프복장과 관련한 규제도 “남성의 경우 카라가 있는 티셔츠를 입을 것”과 같은 규정 이외엔 거의 제한이 없어져 가고 있는듯 합니다.

 

악천후로 인한 골프 예약을 취소하는 경우, 한국에서처럼 현장에서 취소 확정을 받는 불필요한 제도는 없습니다. 일반적인 예약 취소는 골프장별로 다를 수 있으나 보통 티타임 전 24시간이나 48시간 이전이면 언제든지 전화나 온라인에서 그 이유를 막론하고 취소할 수 있으며, 비가 내리거나 기타 악천후가 있는 경우엔, 왠만하면 티타임 전에 별도의 페널티없이 티타임을 취소할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별도의 보스톤백에 갈아입을 옷을 가지고 오는 경우는 매우 드믑니다. 일단 대부분의 퍼블릭 코스에는 샤워시설도 없습니다. 골프 복장을 입고 와서 골프신발정도만 갈아신는 경우가 많습니다. 뒷풀이도 이 복장 그대로 가구요.

 

미국 대부분의 퍼블릭 코스에서는 캐디가 없습니다. 일부 리조트 코스에 가면 포어캐디 (Fore Caddie)가 있기는한데, 이는 공 위치를 확인해주고 찾아주는 정도의 제한된 역할만 합니다. 가끔 프라이빗 코스에 초대를 받아 가면 해당 골프장의 캐디를 고용해야할 때가 있습니다. 이 때 20만원이 조금 넘는 캐디피를 지급하며 평소보다 불편하게 라운드를 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한국에서는 캐디와 관련된 문제가 종종 발생하기도 하는데 굳이 이러한 캐디 제도를 계속해서 이어가야할지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골프는 운동이자 취미활동이다”

 

골프를 잘 쳐야지만 골프를 잘 즐기는 것은 아닌듯 합니다. 비싼 클럽이나 멋진 복장도 골프를 즐기는데 전제조건이 될 수 없을 것입니다. 미국 대부분의 골퍼들은 클럽 자체에 대한 지식이나 정보도 부족한 경우가 많고 새로운 골프클럽과 골프웨어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은듯 합니다. 골프를 통해 비즈니스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엔 골프는 운동이나 취미생활정도인 경우가 많은듯하구요.

 

미국에서는 운동삼아 클럽을 매거나 카트를 밀거나, 친구들과 음악을 조그많게 틀어놓고 맥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면서 골프를 즐기는 분들도 많습니다. 물론 다른 분들에게 방해가 될 정도로 음악소리를 크게 틀어놓는 비매너 골퍼들도 있지만 말이죠. 골프 자체에 대한 재미보다는, 2인 1카트를 타고 초원을 누비듯 신나게 달리며 라운드 파트너와 담소를 나누는 데 더 큰 의미를 두는 분들도 있을거구요. 골프를 경쟁적인 스포츠가 아닌 좀 더 즐기는 골프를 선호하는 분들이 많은듯도 합니다.

 

하지만 좋은 동반자를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는 점, 골프의 매너와 예의를 중요시 여긴다는 점, 무엇보다도 “늘 조금만 더 잘 하고 싶어하는” 욕심이 있다는 점은 우리 모두가 다 같은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