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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시간 수면은 신화

Edward Kang 2022. 6. 27. 07:46

8시간 수면은 신화
사람들은 보통 새벽에 잠을 깨면 몸에 문제가 있나 걱정하곤 하지만 8시간 수면이 오히려 비정상일 수 있다는 과학적, 역사적 증거가 늘어나고 있다고 BBC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990년대 초 정신과 의사 토머스 베어는 사람들을 한 달 동안 매일 14시간씩 어둠 속에 있도록 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4주쯤 되자 눈에 띄는 수면 패턴이 나타났는데, 처음 4시간 동안 잠을 잔 뒤 1∼2시간 정도 깨어 있다 다시 4시간의 두 번째 수면에 빠지는 식이었다.

‘8시간 수면의 신화’를 깨는 이 연구 결과는 수면 과학자들에게는 큰 인상을 남겼지만 8시간을 내리 자야 한다는 일반인들의 인식은 그 이후에도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미국 버지니아 공대의 역사학 교수인 로저 에커치도 지난 2001년, 16년에 걸친 연구 끝에 내놓은 논문을 통해 과거 인간은 두 번으로 나눠 잠을 자곤 했다는 역사적 증거들을 제시했다.

에커치는 이후 ‘밤의 문화사’라는 책에서 호머의 서사시 ’오디세이’에서부터 나이지리아의 현대 부족에 대한 인류학적 보고서에 이르기까지 500개가 넘는 각종 자료를 통해 ’분할수면(segmented sleeping)’의 패턴을 보여줬다.

여기에서도 1차 수면이 해가 지고 2시간 뒤부터 시작되며, 이후 1∼2시간 정도의 각성(waking) 시간을 거친 뒤 다시 2차 수면에 빠진다고 묘사하고 있다.

에커치는 이렇게 깨어 있는 동안에 사람들은 화장실에 가거나 담배를 피우며, 이웃을 방문하기도 하는 등 굉장히 활발하게 활동한다고 설명했다.

16세기 한 프랑스 의사의 지침서는 심지어 부부들에게 첫 번째 수면 직후가 아기를 갖기에 좋은 최상의 시점으로 조언하고 있다.

에커치는 두 단계에 걸친 수면 패턴은 17세기 말부터 사라지기 시작해 1920년대에 와서는 이에 대한 의식이 완전히 희미해졌다고 주장한다.

17세기 전에 밤은 범죄자와 매춘부, 취객 등이 활보하는 위험한 시간이었지만 이후 실내외 조명의 발달과 커피숍의 급증 등으로 밤에 할 수 있는 활동이 늘어나 사람들이 휴식을 위해 쓰는 시간도 줄어들면서 의식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수면 심리학자인 그레그 제이콥스도 “밤에 깨어 있는 것은 생리학적으로 정상적인 것”이라며 반드시 연달아서 잠을 자야 한다는 생각이 밤에 깨 있는 사람들을 걱정하게 만든다면 오히려 그것이 더 해로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옥스퍼드대 생체시계 신경과학 교수인 러셀 포스터는 “많은 사람이 밤에 깨 있는 것에 대해 겁을 먹지만, 그것은 옛날 사람들과 비슷한 두 개로 나뉜 수면패턴을 경험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