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다른 탁구 관련 사이트에 수비탁구에 입문하시는 분들을 위해 여러 개 댓글을 달았던 내용인데, 읽어내려가기에 불편하겠다 여겨져서 제가 쓴 댓글을 순서대로 한 자리에 모았습니다. 혹시라도 참고하실만 하다고 생각되시면 그리하시고, 아니면 흘려버리고 다시는 돌아보지 마시기 바랍니다. 저는 이 글을 끝으로 당분간 은둔하렵니다^^)
수비탁구를 배우시려면 필히 수비수출신 코치나 현역 선수로부터 레슨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시간이 정 나지 않는다면 일주일 분량을 1회에 몰아서 배우는 방법도 있습니다. 어쨋거나 레슨은 필수입니다.
레슨없이 수비수 폼만 흉내 내어봤자 아무 소용 없습니다. 나중에 다시 뜯어 고쳐야 할 시점이 반드시 오게 됩니다.
헌집 뜯어내고 새집 짓는 것 보다는 처음부터 새 집을 짓는 편이 쉬운 법입니다^^
예를 들어 드라이브 스윙자세가 아무리 좋아도 전진회전이 시원찮으면 소용없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회전이 많이 걸리지 않는 드라이브를 어디에 쓰겠습니까? 오히려 상대방의 되치기 공격에 당할 뿐이지요.
수비수의 커트(chop)도 마찬가지입니다. 강한 하회전으로 깎을 때가 있고, 약한 회전으로 깎을 때가 있고, 거의 회전을 주지 않을 때도 있는데 그런 미세한 기법을 독학으로 배울 수는 없습니다.
많은 분들이 오해하고 있는 점 중 하나입니다만, 수비수의 기본은 커트(chop. 속칭 롱커트)가 아니고 롱핌플러버로 구사하는 보스커트입니다. 롱핌플 보스커트로 마음먹은대로 강한 하회전을 줄 수가 있어야 하며 그 기술이 수비수 레슨의 처음입니다.
롱핌플러버로 임팩트를 조절해가며 보스커트를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다면 롱커트는 자동적으로 습득이 됩니다. 임팩트 이치가 같기 때문입니다.
(대개 처음에는 평면러버로 시작하고 숙달되면 백핸드 면에 롱핌플이나 숏핌플러버를 달지만, 드물게 끝까지 양쪽 면에 평면러버를 달고 수비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기왕에 수비수의 길에 들어서셨다면 정석의 길로 차근차근 나아가시기를 빕니다. 처음에는 더딘 것처럼 보일지라도 그것이 가장 효과적이고 나은 길이기 때문입니다.
수비수는 묵묵히 참고 기다리며 이겨낼 수가 있는 사람들입니다^^
제 스스로 수비탁구를 연마하면서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습니다. 그 경험으로 저 다음에 수비탁구에 입문하시는 분들을 위해 그간 글과 댓글을 많이 올렸습니다. 그런데 최근 기술에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는 더 이상 글을 쓰지 않겠다고 결심을 하였습니다. 부질없는 짓이란 생각이 들어서죠.
신뢰할만한 선생님을 잡고 그 분으로부터 배워나가는 것이 최선입니다. 더 나은 길은 아직 없습니다.
불가피하게 직접 레슨을 받을 수 없는 분이 계시면...
'탁구 커트' 라고 치시면 한 시대를 풍미했던 전 국가대표 수비수 김복래 선수의 포핸드 커트와 백핸드 커트 시범 강의 동영상이 있으니 참고하십시오.
유튜브에 남아있는 김경아 선수와 박미영 선수가 겨룬 국내경기(다섯 세트)도 수비수 입장에서는 교과서와 같은 내용이고요.
일본의 수비탁구 레슨 동영상(각 기술 별로 나누어 촬영된 것)도 보아 두시면 틀림없이 도움이 되실 것입니다.
초기에는 중국선수들의 동영상 보다 우리나라와 일본 선수의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중국의 딩송이 강의한 수비탁구 동영상도 여러 편 있지만 숏핌플러버를 쓰기 때문인지 커트 스윙 폼이 우리나라 선수들과는 많이 다릅니다.
처음 수비 기술을 익힐 때는 큰 동작으로 수직으로 잘라 들어가는 것이 여러모로 좋습니다. 중국 권법에서 권을 크게 배워서 작게 쓴다는 말과도 일맥상통합니다.
정현숙, 박이희, 김정묵, 김복래, 주세혁, 김경아, 박미영, 강동수, 최덕화, 서효원, 최문영, 윤선애, 이수진(숏핌플러버), 이소형(평면러버) 선수 등 우리나라 수비수들이 전통적인 수비탁구를 구사하는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본의 마츠시타 코지와 북한의 리명순도 그렇고요.
숏핌플을 쓰는 외국선수 중에는 그나마 중국계로 독일에서 활동 중인 한잉 선수가 이에 가깝습니다.
중국의 우양, 판잉, 후리메이, 딩송, 독일의 이레네 이반찬, 폴란드의 리퀴안 등은 숏핌플을 사용하기 때문인지 스윙폼이 간결하고, 스윙각을 더 뉘어서 커트를 하더군요.
아무튼 처음에는 전통적인(클래시컬한) 수비탁구를 연마하는 것이 나으리라 생각합니다.
정식으로 수비탁구 레슨을 받게 되면 크게 몇 개의 커리큘럼이 정해집니다.
후드웤은 가장 기본적인 사항입니다. 지루하고 재미없게 생각되는 것이지만 내 몸의 확실한 범위 내에서 공을 잡지 못하면 기술을 제대로 구사할 수 없기에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그 다음에는 보스커트 임팩트 요령이 중요합니다. 그것이 어느 정도 되고나면 포핸드 커트와 백핸드 커트 전환 연습, 보스커트 다음에 물러나 자리잡고 백핸드 커트.포핸드 커트 및 드라이브, 포.백 커트 후에 뛰어들며 포.백 스매시, 포.백 커트 후 드라이브, 로브와 커트.드라이브.스매시 등을 반복적으로 연마합니다.
후드웤에서는 좌.우와 전.후, 그리고 4개 방향의 사이인 간방 등 8개 코스입니다. 그 중 가장 어려운 것은 전, 후 후드웍인데 레슨시에 그것과 연계동작 몇 세트 하고나면 녹초가 되어버립니다. 공격수가 수비수를 가장 빨리 지치게 만드는 효과적인 방법도 길게, 짧게 연결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수비수가 마음대로 물러나지도 못하게 됩니다. 스톱을 적절히 구사할 수 있는 공격수를 만나는 것은 수비수에게 불행입니다^^
수비탁구는 가급적 수비수로 오랫동안 직업적인 선수생활을 했던 분으로부터 레슨을 받으시는 걸 추천합니다. 아무래도 롱핌플 보스커트는 전문 수비수가 가장 잘 구사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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