핌플러버에 대한 단상 - 숏핌플 위주, 처음 쓰시려는 분께 드리는 조언 위주
질문 게시판에 올라온 포핸드 숏핌플 질문에 답글을 달다가
그래도 현재 꽤 많은 분들이 핌플러버를 사용하고 있고 또 지금은 아니어도 앞으로 사용해볼 생각을 갖고 계신 걸 알기에
그나마 저보다 핌플에 대해 덜 아시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만한 글을 써봐야겠다 생각했습니다.
이미 핌플 잘 아시는 분들은 패스 부탁합니다.^^
(저는 어릴 적 탁구의 시작을 숏핌플 펜홀더 전진속공형으로 했고 나이들어 셰이크로 전향하고 평면러버 쓰는 동안에도 계속 이런저런 다양한 핌플러버들을 다뤄오다가 몇 해 전부터 심한 엘보 통증을 겪으면서 이젠 완전히 포핸드 숏핌플로 정착해 있습니다. 핌플에 대해서 제가 아는 것들은 대개 직접 경험해 체득한 게 많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핌플러버 입문자들의 질문에 답을 다는 Q&A 스타일로 풀어갑니다.
핌플러버가 뭐예요?
- 핌플러버는 돌기들이 표면으로 나와있는 러버를 뜻합니다. 돌기의 길이와 굵기의 비율에 따라 숏, 미디엄, 롱의 세 가지로 크게 분류합니다.
아, 오목대요?
- 그걸 지칭하는 건 맞지만 용어는 틀린 거예요. '오모테'는 일본어의 돌기란 뜻이고 옛날에 야사카에서 발매했던 숏핌플러버의 명칭이기도 합니다. 롱핌플 중 원조격이고 보편적이었던 버터플라이의 페인트 러버를 롱핌플의 통칭처럼 사용하는 분들이 많은데(특히 선수 출신 중에) 그와 마찬가지로 고유명사가 일반명사화 된 예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단, 오모테라고 발음할 경우에 한해서요. 그것도 맞는 거 아닌데 더구나 '오목대'는 국적불명 정체불명의 이상한 말이죠. 볼록대도 아니고.
숏핌플, 미디엄핌플, 롱핌플이라고 해야 맞고 돌기를 가진 러버의 총칭은 핌플러버입니다.
(번역기 돌리면 '여드름'이라고 나오죠.ㅋ)
핌플러버는 특별한 러버죠?
- 아닙니다. 핌플러버야말로 러버들의 원조격입니다.
최초의 탁구에서는 목판 라켓으로만 공을 쳤죠. 그러다가 마찰력과 쿠션을 위해 뭔가를 덧대기 시작했고 가죽, 천, 코르크, 사포, 스펀지 등 여러 재질을 시도한 끝에 마찰력과 쿠션이 가장 뛰어난 고무 재질로 정착되었습니다.
최초의 고무 러버는 핌플이 바깥으로 나와있고 스펀지가 없는 숏핌플OX 였습니다.
OX는 오소독스의 이니셜로 스펀지 없이 고무 탑시트만 있는 러버를 가리킵니다.
그걸 뒤집어서 스펀지 붙인 것이 후에 나온 평면러버입니다. 뒤집혔다는 뜻으로 영어권에서는 평면러버를 인버티드 러버라고 부릅니다.
핌플이 안쪽에 있다 하여 핌플 인 러버라고도 하죠. 이렇듯 러버의 기준은 핌플입니다.
핌플러버를 쓰면 무슨 장점이 있나요?
- 핌플러버는 숏, 미디엄, 롱 공히 상대 회전을 평면러버보다 덜 탑니다. 따라서 우선 리시브와 수비에 이점이 있죠.
그리고 러버의 구조적 특성에 의해 변화가 발생할 확률이 커집니다. 여기서의 변화는 사용자가 주는 능동적 변화가 아닌 상대 공의 구질에 의한 수동적 변화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오히려 상위 부수나 선수부로 갈 수록 변화 없거나 덜한 핌플러버를 선호하기도 합니다. 변화가 크다는 것은 그만큼 상대에게 좌우된다는 뜻이기도 하고 내가 컨트롤하기 힘들다는 뜻도 되니까요.
따라서 핌플러버 달면 금방 그 변화로 인해 점수 따고 게임 이기고 부수 올라갈 거라고 기대하시면 안됩니다.
변화까지 마음대로 컨트롤하려면 사실 평면러버보다 훨씬 더 힘든 연습과 숙련이 필요하고 러버 특성에 대한 깊은 이해가 요구됩니다.
절대 쉽지 않습니다.
핌플러버의 장점은 빠른 초속으로 인한 공격 주도권 선취입니다.상대보다 먼저 건드리고 먼저 걸고 먼저 코스 빼고 먼저 쳐서 공격의 주도권을 가져오는 데에 숏핌플의 목적이 있습니다.
따라서 그저 빠르고 강하게 한 방 때려서 뚫겠다는 생각으로 쓰기 시작하면 얼마 못 가 꼭 문제가 생기죠. 숏핌플로는 한 방에 끝내는 게 아니라 끊임없이 코스 가르고 타이밍 빠르게 혹은 타이밍 다르게 건드리고 때려서, 즉 이곳저곳에 여러 방 연타를 쳐서 이기는 거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평면러버로도 얼마든지 추구할 수 있는 스타일이지만 숏핌플이 회전에 덜 민감하고 초속이 빠르기에 그런 플레이에 좀 더 유리한 것입니다.
핌플러버는 누가 쓰면 좋을까요?
- 숏핌플러버는 몸이 빠르고 반사신경이 뛰어나고 그에 비해 근력이나 파워는 부족한 사람이 사용하면 가장 좋습니다.
숏핌플은 전진에서의 빠른 타구로 상대의 타이밍을 빼앗아 공격 주도권을 내가 갖고자 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몸 느린 사람이나 반사신경, 순간적 판단력이 떨어지는 사람은 억지로 쓸 수는 있겠지만 잘 어울리게 잘 쓰긴 힘들지요.
드라이브보다 스매쉬로 점수내는 게 더 짜릿하다고 느끼시는 분들은 시도해보셔도 좋습니다. (저도 그런 스타일이기에 현재 포핸드에 숏핌플 사용하면서 매우 만족하고 있습니다. 드라이브 열심히 걸 때보다 호쾌하게 때리는 지금이 더 즐겁습니다.)
- 미디엄핌플러버는 숏에 비해 자체적으로 생성되는 변화도가 크지만 그만큼 컨트롤이 어렵습니다. 숏에 우선 익숙한 후에 좀 더 광범위한 변화를 중심으로 게임의 속도를 조금 늦추길 원할 때 사용하면 좋습니다. 젊어서 숏을 잘 치다가 나이 들어 몸이 느려지면 미디엄을 쓰는 식으로 생각하봐도 좋겠죠.
미디엄핌플은 매 타구에 컨트롤 능력과 여유가 많이 필요합니다.
- 롱핌플러버는 변화도가 가장 큽니다. 그리고 대개는 많이 안 나갑니다. 짧게 떨어지면서 변화가 많이 생기므로 전진블록형의 백핸드나 수비수의 백핸드에 많이 쓰이죠.
전진블록형은 몸이 불편하신 분들이나 연세 높으신 분들에게 유리한 스타일이고 실제로 그런 분들이 많이 택하는 전형입니다.
전진블록에는 주로 스펀지 없는 OX가, 중후진 커트 수비에는 스스로 회전을 생성해내기 위해 스펀지 있는 러버가 주로 쓰입니다.
변화가 큰 만큼 컨트롤도 어렵습니다.
- 결론적으로 본인 스스로 체질이나 스타일이나 취향 등 여러 가지 요소들을 고려하여 핌플러버 사용이 내게 유리한지 잘 생각해봐야 합니다.
첫 핌플러버로 추천하실 러버들이 있나요?
- 탁구를 처음 시작하는 분들께 주변에서 다들 하시는 조언들이 있죠. 너무 잘 나가는 조합, 고가의 라켓, 주변에서 아무 생각 없이 추천하는 용품 등은 쓰지 말고 욕심내지 말고 차근차근 기본기를 다져라.. 핌플러버는 정말 더 그렇습니다.
처음 핌플러버를 쓸 때에는 절대적으로 쉬운 러버부터 시작하셔야 합니다.
미디엄은 아예 고려대상에서 제외하고, 숏핌플 중에서 사용하기 가장 용이한 것, 변화는 아예 없거나 좀 있어도 심하지 않은 것을 골라야 합니다.
쉬운 숏핌플로 꾸준히 익숙해진 후에 계속 쓰면서 기술적인 발전을 추구해도 좋고 자신의 스타일과 원하는 바에 의거해서 조금씩 그 쪽의 성질을 가진 러버로 바꿔가는 것도 좋습니다.
최초의 숏핌플로 추천하는 러버들은
TSP 스펙톨 노란스펀지(= 빅타스 스펙톨S1)와 빅타스 스핀핍스D2(또는 TSP와 빅타스의 스핀핍스 시리즈 중 너무 빠르지 않은 것) 의 두 가지고, 좀 빠른 것으로는 야사카 라크자PO, 버터플라이 임파샬XS 등이고 약간의 컨트롤 적응 기간을 감수하신다면 닛타꾸 모리스토SP 까지는 추천드립니다.
평면러버도 그렇지만 핌플러버는 특히나 더 블레이드와의 조합에 신경써야 합니다.
아무도 막지 못할 강력한 한 방 스매쉬가 호쾌하게 작렬할 것을 꿈꾸면서 강한 블레이드에 빠른 핌플러버 붙이면.. 강력하게 열 번 때려서 한 번 들어가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가장 기본적인 숏핌플들인 스펙톨과 스핀핍스 등으로 철저히 기본기를 닦은 후에는 본인의 취향과 스타일에 따라 더 빠른 거나 더 깔리는 거나 혹은 변화가 더 생기는 것 등으로 바꿀 수 있죠.
- 미디엄은 첫러버로 쓰는 걸 적극 반대합니다. 숏에서 변화를 위해 옮겨가거나 롱에서 공격력 향상을 위해 옮겨가는 경우에만 권합니다.
- 롱핌플 역시 처음 사용하신다면 쉬운 걸로 시작해야 합니다. 그렇잖고 처음부터 많이들 쓰고 변화가 높다고 티바 그라스 디 텍스 같은 거 붙이면 며칠 못 가 포기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본인 실수에 못 이겨서요.
쓰기 편한 롱핌플로는 버터플라이 페인트(2나 3 말고 그냥 페인트), 다웨이 388D-1, 은하 칭 정도가 가장 무난합니다. 처음엔 모두 스펀지 없는 OX를 권합니다. 수비수라면 페인트 소프트 얇은 스펀지나 TSP 컬P1 정도 얇은 스펀지를 권합니다.
얘네들은 롱핌플의 기본 성격은 다 갖고 있으면서도 다루기 쉬워 미스가 적고 내 능력으로 컨트롤 하며 롱핌플에 적응하는 데에 아주 좋지요. 다웨이와 은하 애들은 가격도 정말 착해서 부담없이 롱에 도전하여 입문하기 좋습니다.
그럼 핌플러버는 어떤 블레이드에 조합하는 게 좋을까요?
- 숏핌플과의 조합이 좋다고 이름난 블레이드가 여럿 있습니다.
칠겹합판들은 대개 공격형 숏과 잘 맞는데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건 스티가 클리퍼와 아발록스 P700 입니다.
특수소재 목판으로는 버터플라이 비스카리아(=티모볼ALC, 장지커ALC)를 비롯한 각종 ALC류, 티모볼ZLC를 비롯한 각종 ZLC류들이 대개 다 잘 어울립니다.
강력한 카본인 프리모라츠카본도 많이 사용하지만 웬만큼 익숙해진 후 본인 스타일이 극강의 스피드로 승부를 원하는 것이라고 확신이 설 때 선택하면 됩니다.
부드러운 5겹합판은 웬만하면 핌플을 사용하는 올라운드 스타일에 다 잘 어울립니다. 감각에 맞는 걸로 고르면 됩니다.
- 미디엄이나 롱핌플은 많이 다릅니다.
특히 롱은 사용 스타일에 따라 천차만별의 조합이 나올 수 있습니다.
롱핌플 전용 목판도 많은데 주로 백핸드 두껍고 가벼운 발사목재를 넣어 롱핌플의 컨트롤과 변화특성을 높여주기도 합니다.
공격형으로 사용하기에는 위에 언급한 숏핌플과 상성좋은 블레이드를 써도 좋습니다.
(저는 전진에서 다양하게 이것저것 즐길 땐 넥시 칼릭스를, 호쾌하게 때리면서 파워플레이 하고 싶거나 시합할 땐 버터플라이 티모볼ZLC를 씁니다. 롱핌플OX에는 닥터노이바우어 마타도르와 아발록스 J-아라미드를 씁니다.)
숏핌플러버 처음 쓰는 사람에게 특별히 조언해주실 내용이 있다면?
- 첫째, 쉬운 러버를 우선 택하세요. 위에 권해드린 기본적인 핌플들이 처음에는 제일 좋습니다.
어렵고 특별한 러버들을 그 능력이나 변화에 혹하여 처음부터 쓰려 하면 얼마 못 가 결국 컨트롤 난조로 포기하게 됩니다.
둘째, 처음 숏핌플 칠 땐 평면이다 라고 생각하고 쓰세요. 미디엄까지도 해당될 수 있는 말인데, 핌플을 처음 쓰면서 이건 핌플이니까 이렇게 해서 저렇게 때리고 각은 요렇게 하고 하는 생각들을 갖기 쉽습니다. 그러나 그 생각대로는 절대 되지 않습니다. 처음엔 그동안 쭉 써오던 평면러버와 같은 러버인데 좀 덜 나가고 회전도 좀 덜 걸리는 거라고 생각하고 시작하는 게 좋습니다. 쓰던 평면처럼 그냥 사용하면 처음에 네트에 다 걸릴 겁니다. 그럼 조금만 각을 열어서 멀리 쳐주면 됩니다. 네트에 걸린다고 스윙을 들어올리면 안되고 상대 테이블 지나 멀리 보낸다는 생각으로 멀리 길게 치는 게 좋습니다. 좀 덜 나가는 러버니까 라켓 각은 조금 열어주는 게 좋겠죠. 아무튼 그립이든 스윙이든 기술적인 뭐든 핌플이라고 특별하게 생각하지 마시고 평면처럼 사용하다 보면 몸에 익숙해지면서 조금씩 조금씩 핌플다운 스타일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셋째, 핌플을 시작할 때 진짜 주의할 것은, 특히 초보나 하수의 경우, 주변분들의 조언들입니다. 조언이 지나쳐 참견이나 핀잔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특히 핌플 안 써본 사람들이 더 아는 척 지적질 할 때가 많습니다.^^
그걸 뭐하러 달았냐, 그거 그렇게 쓸 거면 왜 붙였냐, 게임 이기려고 별 짓 다 하는구나, 숏을 붙였으면 때려야지, 그게 민러버냐 긁게, 빠른 타이밍에 치는 게 숏이니 잡아칠 생각 말고 따닥 쳐야지, 하나도 안 깔리는데 그거 핌플 맞냐, 깔리게 때려라, 팍팍 빠르게 찍어라, 각을 직각으로 열어야지 그렇게 숙이니 꼬라박지.. 참 별별 조언 아닌 조언들을 끝없이 수없이 듣게 됩니다. 가슴 아프죠.
숏 잘 치는 분들은 하나같이 평면러버처럼 치세요 합니다. 평면처럼 편안히 스윙하고 전진회전이 들어가게 기본 랠리 하고 드라이브도 걸고 커트도 하고.. 모든 기술을 다 그냥 하면 됩니다.
조금 신경쓸 게 있다면 포핸드에 숏을 단 경우에는 백스윙 줄이고 전반적으로 짧게 가볍게 스윙하는 것 정도.
그냥 평면처럼 쓰면 적응되면서 편해집니다. 주변인들의 병적인 조언들을 다 무시할 수 있는 담대한 마음만 준비하시면 됩니다. 꼭 핌플러버 제대로 써보지도 않은 사람들이 더 그럽니다. 하지만 진짜 핌플 고수나 코치가 얘기한다면 다르겠지요. 그건 귀담아 듣고 배워야죠.
어떤 특정 기술이 잘 되는 러버들이 따로 있겠죠?
- 숏핌플은 스핀계와 스피드계, 그리고 변화계로 나눌 수 있습니다. 여기서 변화계는 대개 규정상 숏으로 분류되지만 실제로는 변화계의 특성을 갖는 제가 쓰는 킬러프로 같은 러버들입니다.
처음 쓰시는 분들께 이미 위에서 스핀계로는 스핀핍스D2, 스피드계로는 스펙톨을 권해드렸었습니다.
말 그대로 스핀계는 스핀이 잘 먹는 거고 스피드계는 스피드가 빠른 겁니다.
여기서 의문 몇 가지.. 그럼 모리스토는 스피드계겠군요, 무지 빠르던데. 스펙톨은 느린데 왜 스피드계죠? 익스프레스는 변화가 심하던데 변화계로군요?
(쓰다 보니 이런 거 다 답하려면 책 한 권 써야 되겠네요.. 헥헥..
적당히 하고 끊어야겠습니다. 힘드네요.ㅋ)
모리스토SP는 아래가 굵고 올라오면서 가늘어지는 원뿔형 돌기가 촘촘히 배열된스핀계입니다. 스핀계 치고는 무지 빠른 겁니다. 그래서 많은 선수들이 선호하죠. 스핀 주기 편하고 빠르니까요.
같은 스핀계지만 스핀핍스는 느리고 그만큼 컨트롤이 좋습니다.
스펙톨은 더 느립니다. 하지만 원통형의 짧은 돌기를 가진 스피드계입니다. 익스프레스도 스피드계입니다. 돌기에 점착성분이 발라진 점착형 스피드계죠. 느리고 변화가 많이 생길 뿐 엄연한 스피드계입니다.ㅋ
스피드계 숏은 스피드가 빠르다기보다는 초속이 빠릅니다. 스핀계보다 회전이 덜 걸리는 만큼 상대 회전에도 덜 민감하다는 장점이 있어서 과감하고 빠른 공격에 더 유리합니다.
결국 스피드계라는 말은 러버 자체의 스피드를 말한다기보다는 플레이 스타일을 말한다고 보는 편이 맞습니다.
전진에서는 종속보다 초속이 중요하기 때문에 숏핌플로 타구한 빠른 공이 들어오면 실제로는 평면러버의 공보다 절대적 스피드는 느려도 타이밍과 초속이 빠르기에 상대에게는 더 위협적으로 빠르게 느껴지는 것입니다.
스펙톨 정도만 돼도 조합만 잘 해주면 전진에서 쓰기에 충분한 스피드는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스핀계와 스피드계 구분은 하지만 사실 요즘 나오는 좋은 러버들 사이에서는 그닥 큰 의미는 없습니다. 큰 차이가 나지 않으니까요.
쓰다 보니 너무 길어져서 오늘은 이정도에서 끝내야겠습니다.
댓글에 혹시 질문이 달리면 성의껏 답 드릴게요. 제가 모르는 것, 잘못 아는 것들도 댓글에서는 다른 분께서 말씀해주실 수도 있고.
엘보 때문에 포핸드에 숏 쓰게 됐지만 체질에 맞아 오히려 즐거운 공룡
그래도 현재 꽤 많은 분들이 핌플러버를 사용하고 있고 또 지금은 아니어도 앞으로 사용해볼 생각을 갖고 계신 걸 알기에
그나마 저보다 핌플에 대해 덜 아시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만한 글을 써봐야겠다 생각했습니다.
이미 핌플 잘 아시는 분들은 패스 부탁합니다.^^
(저는 어릴 적 탁구의 시작을 숏핌플 펜홀더 전진속공형으로 했고 나이들어 셰이크로 전향하고 평면러버 쓰는 동안에도 계속 이런저런 다양한 핌플러버들을 다뤄오다가 몇 해 전부터 심한 엘보 통증을 겪으면서 이젠 완전히 포핸드 숏핌플로 정착해 있습니다. 핌플에 대해서 제가 아는 것들은 대개 직접 경험해 체득한 게 많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핌플러버 입문자들의 질문에 답을 다는 Q&A 스타일로 풀어갑니다.
핌플러버가 뭐예요?
- 핌플러버는 돌기들이 표면으로 나와있는 러버를 뜻합니다. 돌기의 길이와 굵기의 비율에 따라 숏, 미디엄, 롱의 세 가지로 크게 분류합니다.
아, 오목대요?
- 그걸 지칭하는 건 맞지만 용어는 틀린 거예요. '오모테'는 일본어의 돌기란 뜻이고 옛날에 야사카에서 발매했던 숏핌플러버의 명칭이기도 합니다. 롱핌플 중 원조격이고 보편적이었던 버터플라이의 페인트 러버를 롱핌플의 통칭처럼 사용하는 분들이 많은데(특히 선수 출신 중에) 그와 마찬가지로 고유명사가 일반명사화 된 예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단, 오모테라고 발음할 경우에 한해서요. 그것도 맞는 거 아닌데 더구나 '오목대'는 국적불명 정체불명의 이상한 말이죠. 볼록대도 아니고.
숏핌플, 미디엄핌플, 롱핌플이라고 해야 맞고 돌기를 가진 러버의 총칭은 핌플러버입니다.
(번역기 돌리면 '여드름'이라고 나오죠.ㅋ)
핌플러버는 특별한 러버죠?
- 아닙니다. 핌플러버야말로 러버들의 원조격입니다.
최초의 탁구에서는 목판 라켓으로만 공을 쳤죠. 그러다가 마찰력과 쿠션을 위해 뭔가를 덧대기 시작했고 가죽, 천, 코르크, 사포, 스펀지 등 여러 재질을 시도한 끝에 마찰력과 쿠션이 가장 뛰어난 고무 재질로 정착되었습니다.
최초의 고무 러버는 핌플이 바깥으로 나와있고 스펀지가 없는 숏핌플OX 였습니다.
OX는 오소독스의 이니셜로 스펀지 없이 고무 탑시트만 있는 러버를 가리킵니다.
그걸 뒤집어서 스펀지 붙인 것이 후에 나온 평면러버입니다. 뒤집혔다는 뜻으로 영어권에서는 평면러버를 인버티드 러버라고 부릅니다.
핌플이 안쪽에 있다 하여 핌플 인 러버라고도 하죠. 이렇듯 러버의 기준은 핌플입니다.
핌플러버를 쓰면 무슨 장점이 있나요?
- 핌플러버는 숏, 미디엄, 롱 공히 상대 회전을 평면러버보다 덜 탑니다. 따라서 우선 리시브와 수비에 이점이 있죠.
그리고 러버의 구조적 특성에 의해 변화가 발생할 확률이 커집니다. 여기서의 변화는 사용자가 주는 능동적 변화가 아닌 상대 공의 구질에 의한 수동적 변화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오히려 상위 부수나 선수부로 갈 수록 변화 없거나 덜한 핌플러버를 선호하기도 합니다. 변화가 크다는 것은 그만큼 상대에게 좌우된다는 뜻이기도 하고 내가 컨트롤하기 힘들다는 뜻도 되니까요.
따라서 핌플러버 달면 금방 그 변화로 인해 점수 따고 게임 이기고 부수 올라갈 거라고 기대하시면 안됩니다.
변화까지 마음대로 컨트롤하려면 사실 평면러버보다 훨씬 더 힘든 연습과 숙련이 필요하고 러버 특성에 대한 깊은 이해가 요구됩니다.
절대 쉽지 않습니다.
핌플러버의 장점은 빠른 초속으로 인한 공격 주도권 선취입니다.상대보다 먼저 건드리고 먼저 걸고 먼저 코스 빼고 먼저 쳐서 공격의 주도권을 가져오는 데에 숏핌플의 목적이 있습니다.
따라서 그저 빠르고 강하게 한 방 때려서 뚫겠다는 생각으로 쓰기 시작하면 얼마 못 가 꼭 문제가 생기죠. 숏핌플로는 한 방에 끝내는 게 아니라 끊임없이 코스 가르고 타이밍 빠르게 혹은 타이밍 다르게 건드리고 때려서, 즉 이곳저곳에 여러 방 연타를 쳐서 이기는 거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평면러버로도 얼마든지 추구할 수 있는 스타일이지만 숏핌플이 회전에 덜 민감하고 초속이 빠르기에 그런 플레이에 좀 더 유리한 것입니다.
핌플러버는 누가 쓰면 좋을까요?
- 숏핌플러버는 몸이 빠르고 반사신경이 뛰어나고 그에 비해 근력이나 파워는 부족한 사람이 사용하면 가장 좋습니다.
숏핌플은 전진에서의 빠른 타구로 상대의 타이밍을 빼앗아 공격 주도권을 내가 갖고자 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몸 느린 사람이나 반사신경, 순간적 판단력이 떨어지는 사람은 억지로 쓸 수는 있겠지만 잘 어울리게 잘 쓰긴 힘들지요.
드라이브보다 스매쉬로 점수내는 게 더 짜릿하다고 느끼시는 분들은 시도해보셔도 좋습니다. (저도 그런 스타일이기에 현재 포핸드에 숏핌플 사용하면서 매우 만족하고 있습니다. 드라이브 열심히 걸 때보다 호쾌하게 때리는 지금이 더 즐겁습니다.)
- 미디엄핌플러버는 숏에 비해 자체적으로 생성되는 변화도가 크지만 그만큼 컨트롤이 어렵습니다. 숏에 우선 익숙한 후에 좀 더 광범위한 변화를 중심으로 게임의 속도를 조금 늦추길 원할 때 사용하면 좋습니다. 젊어서 숏을 잘 치다가 나이 들어 몸이 느려지면 미디엄을 쓰는 식으로 생각하봐도 좋겠죠.
미디엄핌플은 매 타구에 컨트롤 능력과 여유가 많이 필요합니다.
- 롱핌플러버는 변화도가 가장 큽니다. 그리고 대개는 많이 안 나갑니다. 짧게 떨어지면서 변화가 많이 생기므로 전진블록형의 백핸드나 수비수의 백핸드에 많이 쓰이죠.
전진블록형은 몸이 불편하신 분들이나 연세 높으신 분들에게 유리한 스타일이고 실제로 그런 분들이 많이 택하는 전형입니다.
전진블록에는 주로 스펀지 없는 OX가, 중후진 커트 수비에는 스스로 회전을 생성해내기 위해 스펀지 있는 러버가 주로 쓰입니다.
변화가 큰 만큼 컨트롤도 어렵습니다.
- 결론적으로 본인 스스로 체질이나 스타일이나 취향 등 여러 가지 요소들을 고려하여 핌플러버 사용이 내게 유리한지 잘 생각해봐야 합니다.
첫 핌플러버로 추천하실 러버들이 있나요?
- 탁구를 처음 시작하는 분들께 주변에서 다들 하시는 조언들이 있죠. 너무 잘 나가는 조합, 고가의 라켓, 주변에서 아무 생각 없이 추천하는 용품 등은 쓰지 말고 욕심내지 말고 차근차근 기본기를 다져라.. 핌플러버는 정말 더 그렇습니다.
처음 핌플러버를 쓸 때에는 절대적으로 쉬운 러버부터 시작하셔야 합니다.
미디엄은 아예 고려대상에서 제외하고, 숏핌플 중에서 사용하기 가장 용이한 것, 변화는 아예 없거나 좀 있어도 심하지 않은 것을 골라야 합니다.
쉬운 숏핌플로 꾸준히 익숙해진 후에 계속 쓰면서 기술적인 발전을 추구해도 좋고 자신의 스타일과 원하는 바에 의거해서 조금씩 그 쪽의 성질을 가진 러버로 바꿔가는 것도 좋습니다.
최초의 숏핌플로 추천하는 러버들은
TSP 스펙톨 노란스펀지(= 빅타스 스펙톨S1)와 빅타스 스핀핍스D2(또는 TSP와 빅타스의 스핀핍스 시리즈 중 너무 빠르지 않은 것) 의 두 가지고, 좀 빠른 것으로는 야사카 라크자PO, 버터플라이 임파샬XS 등이고 약간의 컨트롤 적응 기간을 감수하신다면 닛타꾸 모리스토SP 까지는 추천드립니다.
평면러버도 그렇지만 핌플러버는 특히나 더 블레이드와의 조합에 신경써야 합니다.
아무도 막지 못할 강력한 한 방 스매쉬가 호쾌하게 작렬할 것을 꿈꾸면서 강한 블레이드에 빠른 핌플러버 붙이면.. 강력하게 열 번 때려서 한 번 들어가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가장 기본적인 숏핌플들인 스펙톨과 스핀핍스 등으로 철저히 기본기를 닦은 후에는 본인의 취향과 스타일에 따라 더 빠른 거나 더 깔리는 거나 혹은 변화가 더 생기는 것 등으로 바꿀 수 있죠.
- 미디엄은 첫러버로 쓰는 걸 적극 반대합니다. 숏에서 변화를 위해 옮겨가거나 롱에서 공격력 향상을 위해 옮겨가는 경우에만 권합니다.
- 롱핌플 역시 처음 사용하신다면 쉬운 걸로 시작해야 합니다. 그렇잖고 처음부터 많이들 쓰고 변화가 높다고 티바 그라스 디 텍스 같은 거 붙이면 며칠 못 가 포기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본인 실수에 못 이겨서요.
쓰기 편한 롱핌플로는 버터플라이 페인트(2나 3 말고 그냥 페인트), 다웨이 388D-1, 은하 칭 정도가 가장 무난합니다. 처음엔 모두 스펀지 없는 OX를 권합니다. 수비수라면 페인트 소프트 얇은 스펀지나 TSP 컬P1 정도 얇은 스펀지를 권합니다.
얘네들은 롱핌플의 기본 성격은 다 갖고 있으면서도 다루기 쉬워 미스가 적고 내 능력으로 컨트롤 하며 롱핌플에 적응하는 데에 아주 좋지요. 다웨이와 은하 애들은 가격도 정말 착해서 부담없이 롱에 도전하여 입문하기 좋습니다.
그럼 핌플러버는 어떤 블레이드에 조합하는 게 좋을까요?
- 숏핌플과의 조합이 좋다고 이름난 블레이드가 여럿 있습니다.
칠겹합판들은 대개 공격형 숏과 잘 맞는데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건 스티가 클리퍼와 아발록스 P700 입니다.
특수소재 목판으로는 버터플라이 비스카리아(=티모볼ALC, 장지커ALC)를 비롯한 각종 ALC류, 티모볼ZLC를 비롯한 각종 ZLC류들이 대개 다 잘 어울립니다.
강력한 카본인 프리모라츠카본도 많이 사용하지만 웬만큼 익숙해진 후 본인 스타일이 극강의 스피드로 승부를 원하는 것이라고 확신이 설 때 선택하면 됩니다.
부드러운 5겹합판은 웬만하면 핌플을 사용하는 올라운드 스타일에 다 잘 어울립니다. 감각에 맞는 걸로 고르면 됩니다.
- 미디엄이나 롱핌플은 많이 다릅니다.
특히 롱은 사용 스타일에 따라 천차만별의 조합이 나올 수 있습니다.
롱핌플 전용 목판도 많은데 주로 백핸드 두껍고 가벼운 발사목재를 넣어 롱핌플의 컨트롤과 변화특성을 높여주기도 합니다.
공격형으로 사용하기에는 위에 언급한 숏핌플과 상성좋은 블레이드를 써도 좋습니다.
(저는 전진에서 다양하게 이것저것 즐길 땐 넥시 칼릭스를, 호쾌하게 때리면서 파워플레이 하고 싶거나 시합할 땐 버터플라이 티모볼ZLC를 씁니다. 롱핌플OX에는 닥터노이바우어 마타도르와 아발록스 J-아라미드를 씁니다.)
숏핌플러버 처음 쓰는 사람에게 특별히 조언해주실 내용이 있다면?
- 첫째, 쉬운 러버를 우선 택하세요. 위에 권해드린 기본적인 핌플들이 처음에는 제일 좋습니다.
어렵고 특별한 러버들을 그 능력이나 변화에 혹하여 처음부터 쓰려 하면 얼마 못 가 결국 컨트롤 난조로 포기하게 됩니다.
둘째, 처음 숏핌플 칠 땐 평면이다 라고 생각하고 쓰세요. 미디엄까지도 해당될 수 있는 말인데, 핌플을 처음 쓰면서 이건 핌플이니까 이렇게 해서 저렇게 때리고 각은 요렇게 하고 하는 생각들을 갖기 쉽습니다. 그러나 그 생각대로는 절대 되지 않습니다. 처음엔 그동안 쭉 써오던 평면러버와 같은 러버인데 좀 덜 나가고 회전도 좀 덜 걸리는 거라고 생각하고 시작하는 게 좋습니다. 쓰던 평면처럼 그냥 사용하면 처음에 네트에 다 걸릴 겁니다. 그럼 조금만 각을 열어서 멀리 쳐주면 됩니다. 네트에 걸린다고 스윙을 들어올리면 안되고 상대 테이블 지나 멀리 보낸다는 생각으로 멀리 길게 치는 게 좋습니다. 좀 덜 나가는 러버니까 라켓 각은 조금 열어주는 게 좋겠죠. 아무튼 그립이든 스윙이든 기술적인 뭐든 핌플이라고 특별하게 생각하지 마시고 평면처럼 사용하다 보면 몸에 익숙해지면서 조금씩 조금씩 핌플다운 스타일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셋째, 핌플을 시작할 때 진짜 주의할 것은, 특히 초보나 하수의 경우, 주변분들의 조언들입니다. 조언이 지나쳐 참견이나 핀잔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특히 핌플 안 써본 사람들이 더 아는 척 지적질 할 때가 많습니다.^^
그걸 뭐하러 달았냐, 그거 그렇게 쓸 거면 왜 붙였냐, 게임 이기려고 별 짓 다 하는구나, 숏을 붙였으면 때려야지, 그게 민러버냐 긁게, 빠른 타이밍에 치는 게 숏이니 잡아칠 생각 말고 따닥 쳐야지, 하나도 안 깔리는데 그거 핌플 맞냐, 깔리게 때려라, 팍팍 빠르게 찍어라, 각을 직각으로 열어야지 그렇게 숙이니 꼬라박지.. 참 별별 조언 아닌 조언들을 끝없이 수없이 듣게 됩니다. 가슴 아프죠.
숏 잘 치는 분들은 하나같이 평면러버처럼 치세요 합니다. 평면처럼 편안히 스윙하고 전진회전이 들어가게 기본 랠리 하고 드라이브도 걸고 커트도 하고.. 모든 기술을 다 그냥 하면 됩니다.
조금 신경쓸 게 있다면 포핸드에 숏을 단 경우에는 백스윙 줄이고 전반적으로 짧게 가볍게 스윙하는 것 정도.
그냥 평면처럼 쓰면 적응되면서 편해집니다. 주변인들의 병적인 조언들을 다 무시할 수 있는 담대한 마음만 준비하시면 됩니다. 꼭 핌플러버 제대로 써보지도 않은 사람들이 더 그럽니다. 하지만 진짜 핌플 고수나 코치가 얘기한다면 다르겠지요. 그건 귀담아 듣고 배워야죠.
어떤 특정 기술이 잘 되는 러버들이 따로 있겠죠?
- 숏핌플은 스핀계와 스피드계, 그리고 변화계로 나눌 수 있습니다. 여기서 변화계는 대개 규정상 숏으로 분류되지만 실제로는 변화계의 특성을 갖는 제가 쓰는 킬러프로 같은 러버들입니다.
처음 쓰시는 분들께 이미 위에서 스핀계로는 스핀핍스D2, 스피드계로는 스펙톨을 권해드렸었습니다.
말 그대로 스핀계는 스핀이 잘 먹는 거고 스피드계는 스피드가 빠른 겁니다.
여기서 의문 몇 가지.. 그럼 모리스토는 스피드계겠군요, 무지 빠르던데. 스펙톨은 느린데 왜 스피드계죠? 익스프레스는 변화가 심하던데 변화계로군요?
(쓰다 보니 이런 거 다 답하려면 책 한 권 써야 되겠네요.. 헥헥..
적당히 하고 끊어야겠습니다. 힘드네요.ㅋ)
모리스토SP는 아래가 굵고 올라오면서 가늘어지는 원뿔형 돌기가 촘촘히 배열된스핀계입니다. 스핀계 치고는 무지 빠른 겁니다. 그래서 많은 선수들이 선호하죠. 스핀 주기 편하고 빠르니까요.
같은 스핀계지만 스핀핍스는 느리고 그만큼 컨트롤이 좋습니다.
스펙톨은 더 느립니다. 하지만 원통형의 짧은 돌기를 가진 스피드계입니다. 익스프레스도 스피드계입니다. 돌기에 점착성분이 발라진 점착형 스피드계죠. 느리고 변화가 많이 생길 뿐 엄연한 스피드계입니다.ㅋ
스피드계 숏은 스피드가 빠르다기보다는 초속이 빠릅니다. 스핀계보다 회전이 덜 걸리는 만큼 상대 회전에도 덜 민감하다는 장점이 있어서 과감하고 빠른 공격에 더 유리합니다.
결국 스피드계라는 말은 러버 자체의 스피드를 말한다기보다는 플레이 스타일을 말한다고 보는 편이 맞습니다.
전진에서는 종속보다 초속이 중요하기 때문에 숏핌플로 타구한 빠른 공이 들어오면 실제로는 평면러버의 공보다 절대적 스피드는 느려도 타이밍과 초속이 빠르기에 상대에게는 더 위협적으로 빠르게 느껴지는 것입니다.
스펙톨 정도만 돼도 조합만 잘 해주면 전진에서 쓰기에 충분한 스피드는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스핀계와 스피드계 구분은 하지만 사실 요즘 나오는 좋은 러버들 사이에서는 그닥 큰 의미는 없습니다. 큰 차이가 나지 않으니까요.
쓰다 보니 너무 길어져서 오늘은 이정도에서 끝내야겠습니다.
댓글에 혹시 질문이 달리면 성의껏 답 드릴게요. 제가 모르는 것, 잘못 아는 것들도 댓글에서는 다른 분께서 말씀해주실 수도 있고.
엘보 때문에 포핸드에 숏 쓰게 됐지만 체질에 맞아 오히려 즐거운 공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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