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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캐디 골프장

Edward Kang 2022. 4. 10. 16:14
노캐디 골프장의 그늘 (옮긴 글입니다)
  • 나도혜
  • 승인 2022.04.06 14:00
 

 

골프장은 캐디 관리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골퍼는 요금 인하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이유로 노캐디 골프장에 관한 관심이 점점 높아져갔고, 코로나 사태는 이 추세에 기름을 부었다. 하지만 노캐디 골프장이 늘어나면서, 안전 문제 역시 수시로 도마에 오르고 있다.

 

비용 절감은 안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수많은 업계에서 통용되는 이 법칙은 골프계도 예외가 아니다. 비용 절감은 인력 감축을 뜻하며, 인력이 줄어들면 그만큼 고객을 살피고 통제하기 어려워져 안전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럼에도 수많은 업체가 인력을 줄이고 있고 골프장도 ‘노캐디’, ‘캐디 선택제’ 등으로 이에 동참하고 있다. 골프장은 캐디 관리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골퍼는 요금 인하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이유로 노캐디 골프장에 관한 관심이 점점 높아져갔고, 코로나 사태는 이 추세에 기름을 부었다. ‘방역’이라는 가치가 무엇보다 중요해지며 노캐디 골프장을 향한 관심이 더욱 높아졌고, ‘풀타임 노캐디 골프장’이나 ‘로봇 캐디’를 도입한 골프장까지 등장했다.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골프장에 관한 관심이 나날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노캐디나 캐디 선택제 골프장은 앞으로도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노캐디 골프장의 문제

 

하지만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다. 일단 노캐디나 캐디 선택제 골프장의 비중이 커질수록 캐디 인력 감축은 불가피하다. 이용객으로서는 이는 운영의 문제이지, 자신들과는 상관없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안전 문제로 넘어가면 이야기가 다르다. 업계를 막론하고 인력 감축은 안전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아무리 AI 기술이 발전하여 사람 역할을 대신하고 로봇 캐디가 필드를 활보하는 시대라지만, 아직 AI나 로봇이 인간만큼 안전 문제를 잘 다루고, 비상 상황에 잘 대처하는 건 불가능하다. 실제로 노캐디 골프장이 늘어나면서, 안전 문제 역시 수시로 도마에 오르고 있다.

 

최근 한국소비자원에서 골프장 실태를 조사한 결과 카트 구조상 결함, 카트 관리 소홀 문제 등이 드러나 골프장과 카트 제조업체의 경영진과 만나 대책을 논의했고, 이 자리에서 ‘노캐디’가 사고의 요인 중 하나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골프장 카트는 속도가 느리고 운행방식도 단순한 편이지만, 산악지대에 있는 경우가 많은 한국 골프장의 특성상, 캐디가 아닌 골퍼가 직접 운전을 할 때 사고 위험이 크다고 지적된 것이다.

이는 처음 나온 이야기가 아니다. 노캐디 골프장에서 골퍼가 직접 카트를 몰다 크고 작은 사고가 난 적도 있고, 심지어 사망 사고가 발생한 적도 있다. 물론 캐디가 카트를 몰아도 사고가 날 수는 있다. 하지만 캐디는 카트를 모는 방법은 물론, 고객 관리나 비상사태에 대비한 교육을 받기에 사고 가능성도 줄일 수 있고, 사고가 나도 피해를 줄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크다.

 

캐디제의 장점

 

나아가 골프장 전체의 안전에서 캐디의 존재는 결코 가볍지 않다. 그것이 인재든, 불의의 재난이든 캐디의 유무는 사고 가능성과 사고 후 빠른 조치와 직결된다. 라운드를 돌던 중 갑자기 골퍼가 혈압 문제로 쓰러졌다고 가정해 보자. 혈압 때문에 사람이 갑자기 쓰러지는 건 골프장의 책임도, 캐디의 책임도 아니다. 

하지만 이럴 때는 노캐디 골프장보다 캐디가 있는 쪽이 좀 더 빠른 조치가 취해질 가능성이 높다. 이럴 때 캐디가 있으면 골프장과 빨리 연락을 취할 수 있으며, 나아가 119 등에 신고를 한 뒤에도 현재 상황과 응급환자의 위치를 빠르고 정확하게 설명해 줄 수 있다. 1분 1초를 다투는 응급 상황에서는 캐디의 존재 여부가 골퍼의 생명과 직결될 수 있다.

즉, 캐디가 있다고 사고를 100% 막을 수는 없지만, 캐디가 없으면 사고 가능성이 높아지고 사고 후 조치도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게 이 문제의 핵심이다.

업계에서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노캐디 골프장이 새로운 트렌드로 여겨지고 있다. 방역 문제, 관리 문제, 이용료 문제까지 해결해줄 방법의 하나로 꼽히며, 이를 선호하는 골프장과 이용자는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 지금은 안전 문제를 명분 삼아 무조건 캐디 도입을 고집하는 건 비현실적이며, 노캐디 골프장을 좀 더 안전하게 이용할 방법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

 

위험 요소 줄이기

 

노캐디 골프장의 가장 큰 위험으로 꼽히는 카트 사고는 골프장과 골퍼가 합심하여 위험을 줄일 수 있다. 골프장은 카트 관리를 철저히 하고, 상해보험 등도 확실히 가입하며, 카트가 다니는 길을 ‘노캐디’ 기준으로 좀 더 안전하게 만들고, 의무적으로 이용자에게 카트 작동법을 자세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 골퍼는 본인이 카트를 운전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냉정히 판단해 보고, 또 카트 작동법 등도 성실하게 듣고 운전대를 잡아야 한다.

이외의 안전문제도 골프장과 고객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골프장은 ‘노캐디’ 기준에 맞춰 보다 안전한 골프장 운영, 그리고 사고가 발생한 경우를 대비한 매뉴얼 등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골퍼 역시 스스로 노캐디 골프장을 택한 이상, 본인이 직접 챙겨야 할 부분이 많아진다는 사실, 그리고 책임 또한 커진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스스로 노캐디 골프장을 택했음에도 골프장에서 많은 것을 챙겨주고, 또 대신 책임져 주기를 기대하는 건 곤란하다. 현행법 기준으로도 노캐디 골프장에서 본인 과실이나 실수임에 명백한 경우, 그리고 매너를 지키지 않아 문제가 생기면 결국 본인이 책임져야 하는 경우가 많다. ‘노캐디’의 가성비를 즐기려면 캐디제 골프장보다 좀 더 많은 책임이 따라야 한다는 점을 잊으면 결국 골퍼 자신이 피해를 볼 수 있다.

노캐디 골프장에 대한 니즈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이며, 노캐디 골프장의 기준에 맞춘 안전 문제 또한 계속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이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매뉴얼 확립 및 관련 규정의 정비 등 구체적인 대안 또한 시급하다. 안전은 그 무엇보다 중요한 법. 지금은 안전을 지키면서 경제적으로 골프를 즐길 수 있도록 골프장은 골프장대로, 골퍼는 골퍼대로 노력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