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감동은 알아서 해 주는 것
이희구 지오영㈜ 회장… “상대가 뭘 원할 땐 이미 늦어”
노하우1“고객이 원한다면 무엇을 마다하겠습니까.”의약품 분야에서 전설적인 ‘세일즈 왕’으로 불리는 이희구(54) 지오영㈜ 회장은 철저한 고객 우선 정신으로 의약 분야에서 수십년간 세일즈 왕좌를 굳건히 지켜왔다. ‘이태리 타월’과 ‘아내 브로치’ 전략은 지금도 업계에서 그의 세일즈 정신을 알게 해주는 상징이다.“당시 약국은 여약사 혼자 하는 곳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바닥 청소는 그럭저럭 한다 해도 유리창·제품 청소는 엄두를 내지 못했지요. 저는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았습니다. 다짜고짜 약국으로 들어가 이태리 타월을 들고 유리창과 진열대를 닦았습니다. 약 사달라는 얘기는 절대 하지 않았지요."청소로 끝났던 것이 아니다. 고객을 감동시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나 생각하다 심지어 아내의 브로치까지 ‘상납’한 것이다.
“한때 머릿속에는 온통 약사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만 생각한 적이 있다”는 이 회장은 “그래서 아내의 브로치를 보는 순간 약사가 좋아하겠다는 생각으로 아무 생각 없이 들고 나갔다”고 회고했다.이 회장은 “고객이 원하는 것을 말할 때 해주는 것은 이미 늦다”고 말한다. “고객이 뭘 원하는지를 미리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회장이 이 부분에서 특히 강조하는 것이 의약업계 특징이다.
“의사와 약사는 내로라하는 엘리트·지식인 계층”이라며 “그들은 속마음을 잘 털어놓지 않는 특징이 있다”는 것이다. 가격을 깎고 싶은데 약품의 품질을 얘기하고, 영업사원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데 가격 문제를 지적하는 등의 일이 비일비재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고객이 원하는 것을 미리 알지 않으면 영업하기가 어려운 것이 이 업계의 특징”이라고 본다.
이 회장은 고객의 희망을 미리 알기 위해 고객을 만나기 전 철저하게 사전조사를 해 온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이 회장은 1950년생으로 1974년 제약회사 세일즈맨으로 출발해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자기만의 노하우를 십분 발휘, 업계 세일즈 분야 1위를 고수해 왔다.
입사한 지 6개월 만에 주임으로 승진하고 30세에 대웅제약 영업본부장이 되는 등 초고속 승진으로도 이름을 알렸다. “대부분 월급의 서너 배를 인센티브로 받았다”는 그는 제약 세일즈 업계의 대명사로 대우받았다.2002년 외국자본에 대응하겠다는 생각으로 ‘의약품 유통의 선진화’를 내세우며 지오영을 창업해 3년 만에 업계 1위로 키운 그는 “지금도 세일즈맨이 분명하다”고 강조한다. 이재광 전문위원 imi@joongang.co.kr |